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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허 빌려 불법으로 공사 따고 관리 소홀…안전불감증이 낳은 인재

1심 판결문 살펴보니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2-12 19:47:23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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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공사 전문 지식 없이 부실설계
- 하청업체 자재 누락 결정적 원인”
- 안전 경시 건설업계 관행에 경종

“이 사고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피고인들이 건축물의 설계·시공·유지관리의 각 단계에서 자신의 주의 의무를 다했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던 인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12일 국제신문이 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의 1심 판결문을 확인한 결과 대구지법 경주지원 형사1부(김현환 부장판사)는 2015년 4월 2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양형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판결문에는 참사의 원인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는 물론이고, 안전을 경시하는 건설업계에 대한 경종도 담겨 있었다.

판결문은 마우나 리조트 붕괴 참사가 설계·시공·감리업체의 부실 건축, 리조트 측의 안일한 시설물 안전관리가 더해진 인재라고 지적한다. 판결문을 보면 설계 최종책임자는 PEB공법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부실한 설계도를 작성했고 형식적 감리만을 수행했다. PEB 공법이란 철골 구조물을 세운 후 건물 가운데 기둥 없이 외벽을 샌드위치 패널 (얇은 철판 사이에 스티로폼 등 충전재를 넣어 무게를 지탱하게 하는 건축자재)로 마감하는 기법이다. 비용이 저렴한 대신 하중에 취약해 창고나 공장 용도에 적합하다.

시공자는 종합건설업 면허를 빌려 불법으로 공사를 따냈다. 관리·감독도 충실히 하지 않았다. 그 과정에서 하청업체는 안전에 필요한 자재 설치를 누락했고, 지붕 담당 하청 업체는 중도리(철골 구조)와 지붕 패널 결합을 누락해 붕괴 사고의 가장 결정적 원인을 제공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정확하고 전문성 있는 설계, 법을 준수한 시공, 철저한 안전관리라는 본연의 의무를 저버리고 관행에 젖어 별다른 문제의식조차 갖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의 안일한 행동이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인명피해를 초래해 피고인의 안전불감증이 낳은 참사다”고 적시했다.

이어 “평범한 직장인인 피고인들이 중대한 사고를 일으키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내실보다 눈앞의 성과만을 추구해 생명과 안전의 가치를 소홀히 하는 관행이 건설업계, 나아가 사회 전반에 만연했기 때문이다”며 “모두가 안전에 둔감한 문화, 자녀를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를 만들었다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시공사 현장소장과 하청 A사 대표에게 징역 2년 4개월과 징역 1년 6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하청 B사 대표에게는 금고 3년에 징역 3개월을 선고했다. 마우나오션리조트 본부장 총지배인 시설팀장은 각각 금고 2년 4개월과 금고 1년, 금고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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