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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서 10년…스무살 그 날, 내 삶도 무너졌다

마우나리조트 참사 10주기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4-02-12 19:56:59
  •  |   본지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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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외대 생존자 장연우 씨
- 극심한 후유증에 일상 마비
- 피해자들 PTSD 고통 여전

어느덧 10년이다. 14학번 새내기가 되었을 20살 청춘이 병상에서 이제 30대를 맞게 된 장연우 씨는 “3, 4년 전까지만 해도 사회에 복귀하겠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는데 지금은 미래가 잘 그려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장 씨는 2014년 2월 발생한 부산외대 마우나 리조트 참사의 피해 생존자 중 1명이다. 그는 참사 10년을 앞두고 국제신문 취재진과 지난 8일 오전 인천의 한 재활요양병원에서 만났다. 참사 이후 10년이 흘렀지만 장 씨는 단 한번도 집에 가지 못했다. 1994년생으로 인천 출신인 장 씨는 무역업계에서 일하고 싶어 전국 유일 미얀마어학과를 가기 위해 부산외대에 진학했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 피해자 장연우(30) 씨가 지난 8일 인천의 한 노인재활요양병원에서 국제신문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고관절 염증과 엉덩이 피부 괴사로 앉기가 힘든 장 씨는 보행기에 의지한 채 서서 1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한 뒤 돌발성 통증을 호소해 사진 촬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인천=정지윤 기자
장 씨는 “마약성 진통제를 먹으며 37번의 수술을 견뎌냈지만 10년째 아픈 제 몸을 보며 희망을 잃었다. 학업 복귀도 쉽지 않아 이제는 뭔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생기질 않는다”고 말했다.

이 참사는 2014년 2월 17일 밤 9시5분께 경주시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에서 발생했다. 당시 체육관 내부에서는 예비대학 레크리에이션 행사가 한창으로 아시아대 신입생 등 400여 명이 모여 있었다. 그때 불량 자재를 사용해 부실 시공한 체육관 천장이 폭설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졌다. 명백한 인재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구조도 난항을 겪었다. 리조트에 접근하는 산길은 제설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1차선 좁은 도로에 온갖 차량이 몰려 신속한 접근이 어려웠다. 당시 예비대학 행사 참석자는 727명으로 그중 36%(265명)가 목숨을 잃거나 다쳤다. 사망자는 모두 10명(학생 9명·이벤트 회사 직원 1명)이고 부상자는 255명이다. 구조가 늦어진 사이 당시 미얀마어과 학생회장이었던 양성호 의사자가 철골 구조물에 깔린 친구와 후배를 구하다 2차 붕괴로 인해 숨지는 등 추가 피해도 발생했다.

참사는 피해생존자와 대학 구성원 뇌리에 깊이 각인됐다. 부산외대 사고 백서(2017년)를 보면 사고 4개월 뒤인 2014년 6월 30일 설문조사 결과 아시아대와 유럽미주대 신입생 944명 중 21%(198명)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고위험군에 속했다. 유럽미주대 소속 학생은 사고 당시 숙소에 있어 신체 부상을 입지 않았지만 참사 현장에 노출된 탓에 심각한 트라우마 피해를 입었다.

전문가는 10년이 지난 현재 PTSD 증상의 만성화를 우려했다. 양산부산대병원 김지훈(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4년 동안 피해학생 상담 봉사를 317회 진행했다. 김 교수는 “참사 피해 등으로 PTSD 진단받은 환자의 50% 이상이 10년 이후 만성화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며 “피해 학생 중 일부는 10년이 지난 지금 일상에서 PTSD 피해를 계속 입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피해생존자들은 지난 10년 동안 이어진 아픔에도 일상을 꿋꿋이 버텨왔다. 장 씨는 “매일 오후 2시부터 7시40분까지 재활 치료 받는데, 아무리 열이 나도 빼먹지 않으려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 다른 피해생존자 임유리(29) 씨도 “한때 극단적 선택을 하고 싶은 충동까지 느낄 정도였으나 가족과 친구, 김 교수님의 도움으로 상태가 호전됐다”며 “지금도 한번씩 PTSD 증상이 찾아와 괴롭지만 현실에 집중하는 법을 터득해 의연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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