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예산 전액 삭감돼 사업종료

부산시가 주민이 지역문제를 제기하면 관계기관과 협업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로 시작했던 ‘지역문제해결 플랫폼’이 지난해 말 운영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국비 삭감에 따른 조처라고 설명했지만 플랫폼을 통해 통학로 안전문제가 개선되는 등의 성과도 분명했던 만큼 운영 종료가 아쉽다는 반응도 많다.

15일 국제신문 취재 결과 부산시는 지난해 연말을 끝으로 ‘부산지역문제해결플랫폼’의 운영을 종료했다. 2021년 출범한 이 플랫폼은 행정안전부 지침을 따라 시가 공모를 통해 위탁한 사업이다. 국비에 시비를 매칭해 운영예산을 마련했는데, 지난해는 총 4억 원이 투입됐다. 하지만 올해 국비가 전액 삭감되면서 사업이 끝이 난 것이다.

지역문제해결플랫폼은 주민이 제안한 지역 문제를 의제로 선정한 뒤 지역사회가 이를 해결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정부 사업이다. 주민이 직접 지역 문제를 발굴하면 플랫폼이 이를 종합·선별해 의제로 선정한다. 이렇게 선정된 의제의 해결방안은 지자체·공공기관·민간 기업 등이 협업으로 찾는 구조였다. 기관 주도의 일방적 의제 선정과 해결방안 도출에서 벗어나 민관협업형 문제해결 방식을 지향하는 모델이었다.

부산플랫폼은 2021년 6월 출범한 뒤 3년간 400여 개의 지역 문제를 제안받아 34개의 의제를 선정해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부산지역 69개 기관과 시민단체가 플랫폼에 참여했다. 부산플랫폼의 대표적 실행 의제는 통학로 안전 문제였다. 영도구 청동초 어린이보호구역 참사를 계기로 어린이 통학로 안전실태를 조사하고,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는 ‘드롭존’을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을 받아 이를 추진했다. 또 교통안전지도사 24명이 통학로가 불안한 학교 저학년의 등·하교를 돕도록 하는 방안도 부산 플랫폼에서 도출됐다.

행정안전부는 관련 예산을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를 모조리 삭감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플랫폼 운영을 위해 추가로 예산을 편성할 계획이나 다른 방식으로 전환할 계획은 없다. 대신 시정협치사업과 지역협치사업을 통해 민관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