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영구, 새해 인파 예견했음에도
- 같은 문제 반복, 결국 행사 취소
- 구의회 “책임 규명 없으면 재발”
부산 수영구가 전국에서 몰린 10만 인파 앞에서 새해 첫 광안리해수욕장의 드론쇼를 취소해 전국의 망신(국제신문 지난 2일 자 12면 보도)을 산 가운데 불과 다섯 달 전 드론쇼에서도 이번 행사 때와 비슷한 통신 장애가 발생하면서 드론이 떨어져 관광객을 다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통신 장애를 예방할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드론쇼 현장에 인파가 몰리면 유사 사고가 재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일 부산 수영구에 따르면 지난해 1월1일과 지난해 8월 12일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열린 드론쇼에서 각각 1건의 드론 추락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1월 1일 ‘2023년 카운트다운’ 드론쇼 당시에는 드론 2대가 추락했다. 1대는 바다에 떨어졌지만, 나머지 1대는 해수욕장 테마거리로 추락하면서 관람객 1명이 드론에 맞아 발가락을 다쳤다. 당시 사고는 드론의 센서 이상에 따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 지난해 광복절을 앞둔 8월 12일 드론쇼에서 또다시 드론이 추락하는 사고가 있었다. 드론 1대가 관람객이 밀집한 곳으로 떨어지면서 30대 남성이 허벅지에 찰과상을 입었고, 40대 여성이 발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사고의 원인은 지난 1일 0시에 예정됐던 행사의 취소 사유와 동일한 ‘통신장애’였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당시에도 광안리해수욕장 주변에 많은 인파가 몰렸지만 지난 1일 ‘10만 인파’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 때문에 당시 구와 운영업체가 통신장애를 경험하고서도 대규모 인파가 몰릴 이번 행사에 제대로 대처하지 않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수영구의회 조선민 의원은 “이번 사고로 실추된 수영구와 광안리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면 구가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치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한다”며 “통신장애는 어느 정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인 만큼 이에 대한 책임 규명도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구는 이번 행사 직전 드론에 통신 불량이 발생해 안전상의 이유로 행사를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드론의 무선통신에는 와이파이를 사용하는데, 행사 직전 일대에 많은 인파가 몰리며 5㎓ 대역의 와이파이의 점유율이 상승해 일부 드론이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못했다는 게 구의 설명이다. 구는 드론이 제대로 와이파이에 연결되지 못한 채 공연을 강행했다가 더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취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구가 1일 0시 행사 취소 이후 대체 공연으로 진행한 당일 오후 7시 공연도 통신 장애 탓에 20분이 지연돼 시작됐다. 우여곡절 끝에 공연은 무사히 끝났지만 일본의 강진에 따른 쓰나미 발생이 우려되던 시기에 공연을 강행한 것을 두고 부산시와 수영구의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는 여론도 비등했다. 실제 공연 직전인 오후 6시께 강원 강릉시를 시작으로,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해일이 동해안까지 전파됐고, 부산시는 “해안가 출입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자를 발송하면서도 이날 행사 진행을 통제하지 않았다.
구는 업체가 구체적인 사고 원인을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2일로 예고한 대책회의도 열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현장의 경호 인력이 충분했고, 해상 상황 등을 감안해 쓰나미의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예정대로 행사를 연 것”이라며 “또 운영업체가 경위서를 제출하면 이를 토대로 재발 방지책과 책임 규명에 나서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