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보군 중 4곳 산단 자체 매립장
- 대부분 4만㎡의 소규모인데다
- 처벌 규정 없어 건립 속도 안 나
- 사업자, 명례리에 13만㎡ 추진
- 市, 적합 판단… “여론 반영할 것”
부산 유일의 산업폐기물(산폐물) 매립장 운영 종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설 매립장 후보지 대다수가 행정절차도 마치지 못한 채 수년째 ‘추진 중’에 머물러 부산에 산폐물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특히 민원 발생 등을 감안할 때 소규모로 흩어진 매립장 후보지를 통합해 대형 매립장을 설립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대안이 될 것이라는 제안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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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에 추진 중인 산업폐기물 매립장 후보지 전경. 부산지역 유일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이 2025년 운영 종료되면서 지역 내 폐기물 대란이 우려되는 가운데 대형 산폐장을 설치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두된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14일 부산시에 따르면 기장군 2곳, 강서구 3곳에서 산폐물 매립장 건립이 추진 중이다. 이 중 4곳(▷강서구 미음·국제산업물류1단계·부산과학산단 ▷기장군 명례산단)은 산업단지 내 자체 매립장이다. 산단 면적이 50만㎡이고, 산폐물 연발생량이 2만t 이상이면 산단 내 매립장 설치가 의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산단은 모두 수년 전 생겼지만 매립장은 아직까지 준공되지 않았다. 처벌 규정이 없어 매립장 건립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한다.
지난해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 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폐촉법) 개정으로 인해 열분해시설이나 소각장 등으로 매립장을 대체 설치할 수 있게 됐지만 이마저도 지지부진하다. 더 큰 문제는 이곳에 매립장이 들어선다 해도 2025년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는 부산 유일의 산폐물 매립장 부산그린파워(강서구)를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점이다. 그린파워의 총 면적은 20만4581㎡인 것과 비교해 산단 4곳의 매립장 면적은 2만2000㎡~4만1000㎡밖에 되지 않는다.
이 같은 이유로 시는 나머지 후보지인 기장군 장안읍 명례리에 통합 매립장을 신설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판단한다. 이곳에는 민간 사업자가 13만2791㎡ 규모 부지에 산폐물 매립장 신설을 추진 중이다. 시는 민간사업자가 낸 사업계획서를 검토해 지난달 ‘적정성 통보’를 했다. 법이나 규정상 매립장을 설치해도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러나 기장군 주민은 환경 파괴와 건강권 침해 등을 우려하며 산폐장 건립을 반대한다. 사업 부지와 천년 고찰인 장안사 간 거리가 1.5㎞ 내외로 가깝고 청정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반딧불이 등 자연 생태계가 보존된 곳에 산폐장이 들어선다면 환경오염을 피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기장군에 이미 다수의 산단과 원자력발전소 등이 있어 더 이상의 기피시설은 안 된다고 맞선다.
이에 명례리 통합 매립장 준공까지는 수년이 걸릴 전망이다. 적정성 통보 이후 거쳐야 하는 ▷민간 제안서 제출 ▷도시계획시설 입안 ▷도시계획관리계획 심의 ▷실시계획 승인 등은 해당 기초지자체인 기장군에 있다. 최근 매립장 인근에는 기장군의 치유의 숲, 파크골프장 조성 사업도 추진된다. 매립장 준공은 진척이 없는 반면 그린파워 운영 종료는 1년 앞으로 다가오면서 산폐물 대란은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산단 내 의무설치 매립장은 소규모 시설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환경오염 사고에도 취약하다. 산단 내 소규모 매립장을 짓는 것보다는 기장군 명례리 매립장으로 통합 설치할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며 “다만 지역 주민이 반대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기에 이들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산폐장을 건립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