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가면서 개최지 부지로 예정됐었던 북항의 활용 방안을 두고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됐다. 전문가들은 북항의 활용 방안과 더불어 콘텐츠의 고민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7일 오후 2시 부산 동구 국민체육문예센터 3층에서 ‘부산 북항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포럼’이 열렸다. 부산 동구 제공

부산 동구는 7일 동구 국민체육문예센터 3층에서 ‘부산 북항 활성화를 위한 전문가 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는 동의대 신병윤(건축학과) 교수와 한국해양대 우양호(국제해양문제연구소) 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에는 한국해양대 오광석(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등 전문가 3명이 참석했다.

‘세세한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북항 만들기’를 주제로 첫 발표에 나선 신병윤 교수 “부산세관을 복원, 부산항 제1부두의 보존 등 역사자산을 활용해 북항을 채울 수 있다”며 “건물을 아름답게 건축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를 입혀 눈길을 끌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 교수는 ‘원도심 관광과 북항의 연계 활용’을 주제로 발제했다. 우 교수는 북항의 새 관광프로그램으로 ‘선박’의 활용을 제안했다. 연안크루즈 활동과 육지를 연계하는 다양한 해양관광 프로그램을 북항에서 추진할 수 있다는 제안이다. 그는 이를 위해 1단계 북항 재개발 종료에 맞춘 해양관광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우양호 교수는 북항과 원도심을 잇는 공중보행로(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차이나타운 특별지구)가 완성되고 자갈치 시장까지 해안산책로 연결이 이어진다면, 부산항 근대 역사문화를 기반으로 한 코스가 만들어진다고 덧붙였다. 또 경관수로를 활용한 북항 수변산책로 둘레길과 오페라하우스 크루즈 패키지를 만드는 관광 상품 추진을 제안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북항에 담을 콘텐츠를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신 교수는 “지금 단계에서는 북항에 어떤 이야기를 담을지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며 “그래야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가 일체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항에 건물이 들어선 뒤 콘텐츠를 고민한다면 너무 늦다”고 지적했다.

북항에 산업 생태계 개발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광석 교수는 “부산에는 많은 대학이 있어 사업체들과 협력해 인력을 키우고 관련 산업을 확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제조업에서 지식산업으로 변화해 부산에 있는 다양한 대학과 산업체를 북항에 결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한영숙 대표는 “인천은 외국의 IT기업 등을 유치하기 위해 송도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한 뒤 값싸게 토지를 제공하는 전략을 썼다”며 “그간 부산은 월드엑스포 유치로 북항에 어떤 산업 생태계를 만들지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부산이 월드엑스포 유치에 재도전한다면 메가시티 차원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우양호 교수는 “월드엑스포 개최지인 일본 오사카의 경우 간사이 광역 연합 등 다른 지역과 함께 국제 행사를 준비한다”며 “이러한 세계적 추세는 비용을 절감할 뿐만 아니라, 많은 인원을 행사에 참여시켜 더 큰 흥행을 불러오는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