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가 고사 위기에 놓인 마을버스 살리기에 나섰다. 이에 따라 내년 하반기부터 적자 노선을 중심으로 마을버스에 대한 재정 지원이 이뤄질 전망이다.

양산시를 운행하는 마을버스. 양산시 제공

4일 양산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4900만 원을 들여 양산시 마을버스 재정지원 방안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은 지역 마을버스 업체의 수입·지출 구조를 면밀히 분석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재정지원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용역기관은 지역 마을버스 업체의 노선별 수입·지출 현황을 파악하는 등 자료수집을 진행 중이다.

시는 내년 5월 용역 결과가 나오면 이를 토대로 재정 지원 기준을 마련해 시비를 지원할 방침이다. 시는 사업체 규모와 흑·적자, 노선별 수입 현황, 전체 재정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지원한다.

마을버스에 대한 시비 지원은 양산에서 마을버스가 운영을 시작한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시는 마을버스 업체가 당장 운행을 중단할 처지라면서 극심한 경영난을 호소해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3월 1회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연료비 상승분 지원금 3억9300만 원을 긴급 지원했다.

마을버스는 2019년 코로나19 유행 당시 거리 두기 조처로 승객이 급감했다. 그러나 시내버스와 달리 마을버스는 시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업체 재정난이 더욱 심화했다. 코로나19 관련 제한 조치 완화 이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등 여파로 국제유가가 폭등한 데다 인건비까지 상승하며 경영난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마을버스 운전자의 퇴직은 늘지만, 신규 기사를 구하기는 어려워 업체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양산 A 마을버스 업체 관계자는 “마을버스는 험지나 오지 등 변두리를 운행하는 등 근무 여건은 열악한데 도심지를 운영하는 시내버스 운전기사보다 임금은 훨씬 적다. 연내 재정 지원이 없으면 업체 상당수가 문을 닫을 위기”라고 하소연했다. 시 관계자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해 내년부터 마을버스에도 시내버스에 준하는 시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산에는 웅상교통 웅진교통 등 5개 업체가 40여 대의 마을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웅상 지역에는 3개 업체 28대가 운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