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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랜드마크도 소용없네, 손님 유입 없는 보수동 책방골목

골목 상권 활성화 기대 모은 책 모양 건물 ‘아테네학당’…개장 8개월 만에 경영난 봉착

  • 조성우 기자 holycow@kookje.co.kr
  •  |   입력 : 2023-11-14 19:32:53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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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 거치며 책방 8곳 폐업
- 지원금은 연 1회 축제 예산 뿐
- 상인 “임대료 도움이 현실적”

부산의 명소인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새 랜드마크를 꿈꾸며 책 모양 건물로 유명세를 탔던 ‘아테네 학당’이 경영 위기에 처했다. 이 학당의 인기와 함께 부흥을 꿈꾸던 보수동 책방골목은 침체된 분위기가 역력하다.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랜드마크인 아테네학당의 전경(왼쪽 사진). 책 모양을 한 건물로 인기를 얻었던 아테네학당이 경영난에 처한 가운데 14일 보수동 책방골목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부산 중구 보수동 책방골목의 아테네 학당은 지난 9월부터 경영난으로 직영으로 운영하던 카페를 민간에 임대했다고 14일 밝혔다. 아테네 학당에 따르면 건물 내 카페의 매출이 개장 초기인 지난 3월과 비교해 절반으로 떨어졌다. 이에 경영상 어려움이 커 민간사업자에게 넘겨 임대료를 받는 형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아테네 학당은 개발을 포기하는 대신 책방골목을 되살리기 위한 이른바 상생 방안으로 만들어졌다. 2021년 11월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신양건설은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15층짜리 오피스텔을 지을 계획이었다. 그러나 중심부에 있는 건물이 오피스텔로 바뀌면 책방골목의 존립이 위협받을 수 있어 보존을 위해 상인과 지자체, 시민 등이 나섰다.

이에 지난해 5월 리모델링이 결정되고 책 모양 건물(국제신문 지난해 11월 18일 자 5면 보도 등)이 들어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상인들 역시 ‘랜드마크’로서 책방골목의 부흥을 이끌 초석으로 많은 기대를 했다. 건물은 4층 규모로, 1층에는 기존 입점한 서점 3곳이 남았다. 2~4층에는 아테네 학당에서 직접 운영하는 카페와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섰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이 건물이 유명세를 타면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아테네 학당은 리모델링 비용을 위해 대출한 20억 원의 이자를 갚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올해 금리가 계속해서 오르면서 이자를 점점 더 감당하기 힘들어졌다. 지난 3월 개장 뒤 3개월간 ‘오픈 특수’를 누리며 호황을 겪었지만 이후 매출은 뚝 떨어졌다. 김대권 대표는 “책방골목과의 상생을 위한 취지를 살려 어떻게든 경영을 해보려 했지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다”며 “임대료를 받고 있지만 이 건물의 운명마저 불투명한 지경”이라고 심정을 토로했다.

아테네 학당의 경영난은 책방골목 전역에 영향을 준다. 보수동 책방골목 상인 A 씨는 “하루에 손님이 한 명도 없을 때도 있다”며 “오히려 코로나19때보다 더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보수동 책방골목은 코로나19 전인 2019년에 비해 점포 수가 8곳이 줄어 현재 30여 곳이다.

책방골목 상인들은 이곳의 상징성 등을 감안할 때 지자체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방골목은 한국전쟁 직후 피란민들이 주한미군 부대에서 나오던 잡지와 고물상에게서 수집한 헌책 등으로 노점을 시작하면서 형성됐다. 당시 책을 읽기 어려웠던 환경에서 긴 역사를 거쳐 만들어진 부산 문화의 상징이다. 실제 2019년에는 부산시 미래유산으로 지정돼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관할 중구는 보수동 책방골목 축제에 매년 1000만 원을 투입하는 것 외에 지원은 없다. 중구 관계자는 “현재로선 축제 예산 지원이 유일한 지원 사업이며, 향후 번영회와 협의해 지원책에 관해 논의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보수동 책방골목 남명섭 번영회장은 “축제 지원보다는 임대료 지원 등 현실적인 정책이 상인에게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부산시도 SNS를 통해 ‘인증 챌린지’ 등 책방골목 홍보만 벌일 뿐 상권 활성화 등을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동서대 권장욱(관광경영컨벤션학과) 교수는 “건물 하나로 갑자기 상권이 살아나진 않겠지만 보수동 책방골목이 갖는 상징성과 특수성, 역사성을 감안할 때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은 반드시 필요한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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