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가석방 없는 무기형’이 국무회의 거쳐 국회에 제출된 가운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국회에서 사형을 또 언급하면서 사형집행 시행 여부에 다시 관심이 모인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7일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비경제부처 심사에서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이 사형제에 대한 의견을 묻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범죄)예방 효과가 반드시 수반되는 사형제도나 가석방 없는 무기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장관은 이어 “영구히 격리해야 할 범죄자가 분명히 있다. 10명을 연쇄살인하고 수감된 상태에서 전혀 반성 안 하는 그런 사람들이 10~20년 뒤에 나와서 다시 활보하는 법치국가는 전 세계에 지금 없다“며 ”우리가 형량이 약해왔다“고 강조하면서 사형제도 시행·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 강력범죄자의 사회적 격리를 강하게 주장했다

한편 지난달 30일 ‘가석방 없는 종신형’ 신설을 포함한 형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한 뒤 31일 국회에 제출된 상태다. 현행법 상 무기수는 수감 후 20년이 지나면 가석방 대상이 돼 모범수 등의 사유로 형기를 일찍 마칠 수 있다. 이에 법무부는 형법을 개정해 무기 징역형을 가석방 가능한 종신형과 불가능한 종신형으로 나누자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이를 두고 일말의 희망을 없애는, 인간의 존엄성을 배제하는 정책이라며 과도한 처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가 사형 집행을 다시 시행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서울구치소 수감자들이 교정시설 내 운동기구를 사용하고 있다. 법무부 교정본부 홈페이지

실제로 지난 8월 한 장관은 서울·부산·대구·대전 등 4곳의 교정시설에 사형 집행 시설 점검을 지시했다. 점검 결과 서울 구치소가 사형 집행 시설이 갖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지난 9월 대구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형수 유영철과 정형구를 서울구치소로 이감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한 번도 사형수의 사형 집행을 한 적이 없어, 실질적 사형 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현재 남아있는 사형수는 59명. 사형 확정 후 지병 등의 이유로 사망한 사형수는 1997년 이후 12명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