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부마항쟁 계엄군에 ‘실탄 진압’ 허가됐다

16일 부마항쟁 44주년

박정희 “자위권 행사 가능”…당시 계엄사령관에게 발언

진상규명위 최근 기록 확인…실제 총격 이어지지는 않아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3-10-15 19:33:25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정당 방어에 속할 때는 자위권 행사(실탄 발포)가 가능하다.’
부마민주항쟁 당시 방화된 마산 산호파출소.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김탁돈 기자 제공
1979년 10월 부마민주항쟁 당시 박정희 전 대통령이 계엄사령관에게 전한 말이다. 전두환 씨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압을 두고 한 변명과 유사하다.

15일 국무총리 소속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에 따르면 항쟁 당시 박 대통령이 박찬긍 계엄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계엄상황에 대한 지시를 하던 중 사령관이 박 대통령에게 실탄 발포 여부를 물었다는 사실이 보안사 첩보요지 등의 기록에 의해 최근 확인됐다. 이에 박 대통령은 ‘지휘관이 알아서 하라’는 취지로 답했다.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도 된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박 대통령이 당시 부산 마산 상황에 실탄 발포를 염두에 뒀다는 사실이 알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계엄령이 포고돼 공수부대 등이 투입됐으니 실탄과 공포탄도 당연히 지급된 상태였다. 육군본부 작전상황일지를 보면 그해 10월 18일 오후 7시55분 부영극장에 시민 600명이 운집했는데, 경찰의 동원 요청을 받은 공수부대가 공포탄 40발을 공중에 발사해 해산시켰다는 기록도 나타난다.

다행히 계엄군이 실탄을 쏘는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의 발언을 알게 된 정승화 당시 참모총장이 “(자위권은) 법에도 있는 이야기다. 와전될 우려가 많으니 더 이상 (실탄 발포)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라”고 선을 그은 영향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항쟁 동향을 보고하던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에게 격분하며 “앞으로 만일 서울에서 이런 사태가 발생하면 내가 직접 발포명령을 하겠다”고 소리친 것으로 익히 알려졌다.
1979년 10월 18일 부마민주항쟁 당시 시위 전개과정과 계엄군 배치 상황. 부마민주항쟁진상규명위원회 제공
유신정권은 부마항쟁을 ‘양아치들이 일으킨 폭동’으로 몰았다. 그해 10월 22일 부마항쟁에 대해 중앙정보부는 ‘불량배 및 10대 무직 청소년들이 다수 가세해 각목을 들고 경찰과 관공서 건물에 투석과 방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청와대에 보고했다. 내무부 소요사건 일지에는 10월 16일과 17일 시위의 특징을 시민이 “양아치 풍의 시위대원들에게 콜라와 소주병을 줘 제지하는 경찰관들에게 무차별 투석과 각목을 휘두르게 하는 등 소요가 폭도화됐다”고 적혀 있다. 항쟁 참여자를 ‘쏴버려도 괜찮은 사람들’ 정도로 격하하려 했다.

항쟁 참여자 상당수가 젊은 노동계층이었기에 이 같은 매도가 이뤄진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저녁의 도심 시위는 노동자가 주도했다. 이들은 빼앗긴 민주주의를 되찾자는 학생의 외침에 호응해 퇴근 이후 밤늦은 시각 도심 곳곳을 행진했다. 시위는 이때부터 본격화했다. 시위대는 국가의 폭력과 억압에 투석과 방화로 맞대응했다. 억압에 짓눌린 울분을 파괴적 방식으로 표출한 것이다. 노동자는 저항 수단으로 폭력 외 마땅한 방법을 찾지 못한 채 국가를 상대로 ‘진짜 싸움’을 벌인 것이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6일 개막 BIFF도 ‘암살자(들)’ 후폭풍…레드카펫·무대 행사 줄취소
  4. 4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5. 5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6. 6‘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7. 7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8. 8[사설] 가덕도신공항 공사비, 법 개정 앞서 정부가 힘 실어야
  9. 9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10. 10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1. 1부산·울산 국감 쟁점 된 전재수·김상욱…野 파상공세 태세
  2. 2부산시의회 찾은 4선 김도읍, 생곡 소각장 반대 논리 읍소
  3. 3[속보] 李 대통령 지지율 37.4%.. 민주 42.5%, 국힘 38.4%
  4. 4[속보] ‘실탄 없이 경계 근무’ 사례 추가 확인, 국방부 기관 경고 방침
  5. 5‘盧 수사’ 與-한동훈 논쟁 확전…“석고대죄하라”-“성역화 말라”
  6. 6아시안게임 논란에 병역특례 도마 위…정치권 개편론 확산
  7. 7젤렌스키 또 북한·한국 언급, 러, 北에 제트추진 드론 기술도 공유한 듯"
  8. 8국힘, 장외집회로 정부·여당 압박…민주 “張, 북치고 고함만”(종합)
  9. 9李 대통령 “무책임 극단주의 ‘무극파’ 경계" 언급.. 인선 반발 의식했나
  10. 10軍 “MDL 이남서 정상 작전 중 北 지뢰로 장병 부상 최종판단”
  1. 1‘가덕도신공항 청신호’… 실무 맡았던 대우건설 이강석 대표이사 공식 취임
  2. 2신세계 센텀시티서 부산 대표 미식 브랜드 팝업
  3. 3금융권 덮친 AI發 무차별 해킹…같은 IP 여러 곳 침투(종합)
  4. 4전남 시·군 절반 이상이 지난해 지역사랑상품권 국비 다 못 써.. '실수요 고려 필요'
  5. 551억 예상 임대수입 다시 계산하니 29억? 사업성 검증 논란
  6. 6부산의 혁신 기업들, 지역발전 동맹 결성
  7. 7누리호 5차 발사 초읽기…6일 세운다
  8. 8CU ‘리센느 빵’ 보름만에 60만 개 판매
  9. 9해운대 노을 보면서 명상…파라다이스호텔 오션힐링
  10. 10‘직원용 시스템’ 등 빈틈 공격…現 보안체계론 AI해킹 무방비
  1. 11년 새 담당 12명 교체…‘무한 민원’ 공무원 번아웃
  2. 25㎞ 출퇴근 길도 관용차로 모신다? 부구청장들 의전 논란
  3. 3나가기 싫은 부캉이…市 구조 멈추고 관찰키로(종합)
  4. 4재학생 48명 영도 절영초 통폐합 또 무산
  5. 5AI로 지인 성착취물 제작 텔레그램 대화방에 유포, 잡고 보니 현직 경찰관(종합)
  6. 6경기 7시간 전 입장해 쇼핑·식사…종일 즐기는 교세라돔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5일
  8. 8기장 병산저수지 때 아닌 녹조…악취 진동
  9. 9[한 손 뉴스] 1400년 역사 동래온천지구…전국 네 번째 온천도시 지정
  10. 10책임 더 커진 경찰, 해킹 내사…‘사이버 1호 사건’ 가능성
  1. 1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2. 2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3. 3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4. 4“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5. 5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6. 6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7. 7‘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8. 8이우석, 양궁 리커브 남자 개인전 金…단체전까지 2관왕
  9. 9[속보] '짜릿한 역전극' 14세 최지운, AG 요트 소년부 금메달
  10. 10태권도 송다빈, 여자 67㎏초과급 금메달…겨루기 첫 金 수확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