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도시공원의 대체불가능한 가치를 지키는 우리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8일 오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만난 스톡홀름 대학 리처드 머레이(경제학과·Richard Murray·사진) 교수는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94년 세계 최초로 국가도시공원법 초안을 작성한 인물이다. 스웨덴 친환경공원 협회(Forbundet for Ekoparken) 회장으로 지난 30년 동안 스톡홀름 국가도시공원의 발전에 앞장서 왔다. 또 전 세계 대규모 도시 공원 연구의 권위자로 세계 도시 공원 협회의 대규모 도시 공원 위원회 공동 의장을 역임했다. 리처드 교수는 “스톡홀름 시민에게 국가도시공원은 일상의 일부지만, 거저 얻은 것은 아니다. 30년 가까이 시민사회와 학계가 도시개발에 대항해 싸운 결과물이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그는 대도시에 대규모 녹지를 보존하는 건 건강과 삶의 질 향상 차원을 넘어 훨씬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협회에 속한 연대 단체는 설립 초기 22개에서 49개로 확대돼 환경단체는 물론 문화·예술계와 역사 생태 연구 단체까지 포괄한다. 그는 “대도시에는 대규모 공원이 꼭 필요하다. 인간과 생태계에는 물론이고 역사적 경제적으로 대체불가한 가치를 지니기 때문이다”며 “제각각 성격이 다른 단체 40여 개가 모여 공원을 보존해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고 말했다.
리처드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대규모 공원이 인간과 생태계에 주는 이점과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다. 그의 저서 ‘도시에 대규모 공원이 필요한 이유’에 따르면, 화학비료 사용과 농지 개간이 불가피한 농촌 지역보다 오히려 대도시 공원이 생태계 종 다양성 보존에 유리하다. 또 대규모 공원은 해당 도시의 대표 브랜드가 돼 관광 유발 효과는 물론이고 부동산 가격 상승에도 영향을 미친다. 리처드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해당 녹지에 건물을 짓지 못해 손실로 여겨지지만, 시간이 지나면 공원이 있기 때문에 일대 지대와 부동산 상승 효과를 누리는 건 주요 도시에서 비슷하게 관찰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 1호 국가도시공원’을 추진 중인 을숙도(사하구)와 맥도(강서구)의 생태적·역사적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봤다. 시민사회 주도로 국가도시공원 개념이 주창된 점, 오염된 지역을 생태계 복원을 통해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로 지켜낸 역사를 높이 샀다. 리처드 교수는 “국가도시공원 지정을 받기 위해서는 을숙도와 맥도가 가진 고유한 강점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는 게 중요하다”며 “생태 보존과 함께 낙동강 하구 생활상과 문화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함께 당위성을 제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