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대량의 기름 찌꺼기를 몰래 버린 러시아 선원 2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고자 저녁 시간대에 범행을 저질렀다가 바닷물을 배출하는 파이프라인에서 기름의 흔적이 발견돼 덜미가 잡혔다.

지난 6월 기름 찌꺼기 9300ℓ 몰래 배출한 러시아 선원 2명이 구속됐다. 사진은 당시 배출한 기름 찌꺼기. 부산해양경찰서 제공

부산해양경찰서는 부산항에서 원양어선의 기름 찌꺼기인 중질성 빌지 9300ℓ를 몰래 바다에 배출한 혐의(해양환경관리법 위반)으로 러시아 선원 A(50대) 씨와 B(20대) 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말 부산항에 기름과 물이 섞인 액상 유성혼합물의 일종인 중질성 빌지를 선박 해수 배출관을 통해 배출한 혐의를 받는다. 해양환경관리법상 수분을 함유한 유성 혼합물도 기름으로 취급돼 무단으로 배출해선 안 된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저녁 시간대인 오후 5시부터 7시까지 범행을 저질렀다.

해경은 부산항 바다에 오염이 발생하자 인근 선박을 대상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범행을 부인하던 이들은 해경 수사 결과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선박 파이프 라인에서 기름이 발견되자 이를 시인했다. B 씨는 기름 배출 선박 색출 과정에서 증거가 발견되자 추적 17일 만에 범행을 인정했다. 기관장인 A 씨는 기관사 B 씨에게 ‘벌금을 대신 내줄 테니 혼자 안고 가라’며 회유했으나, 경찰 조사가 계속되자 B 씨가 A 씨의 범행을 시인했다. 이후 A 씨 또한 사건 발생 한 달 만에 자신의 범행을 자백했다.

해경 관계자는 “부산항은 매월 수백 척 이상의 외국 선박이 입·출항하는 곳으로, 고의적인 오염물질 배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