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주관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의 대표를 ‘비상근’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재단 위상에 비상에 걸렸다.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을 기리는 통영국제음악제를 주관하는 통영국제음악재단의 대표를 ‘비상근’으로 전환할 수 있는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재단 위상에 비상에 걸렸다. 사진은 통영국제음악당. 통영시 제공

경남 통영시의회는 18일 제22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통영시가 상정한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표결 끝에 가결했다. 통영시의회 13명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4명이 개정조례안을 반대해 9대 4로 통과됐다.

개정조례안의 핵심은 현행 상근직인 통영국제음악재단 대표를 ‘상근 또는 비상근’으로 변경하는 것이다. 대표를 임명하는 결정권자인 재단 이사장(통영시장)에게 힘이 실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통영시장이 재단 대표를 비상근으로 전환한 후 재단을 좌지우지할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경남 통영시의회는 18일 제226회 임시회 본회의를 열어 통영시가 상정한 ‘통영국제음악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표결 끝에 가결했다. 통영시의회 제공

이 개정조례안은 상정 당시부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현 이용민 대표는 통영국제음악재단 초창기부터 실무자로 활동하며 사무국장과 본부장을 거쳐 대표까지 오르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통영국제음악제를 아시아 최대 음악제로 성장시킨 주역이다.

이 같이 재단에 대한 외부 평가도 좋고 이 대표에 대한 견책 사유도 없는데 굳이 조례 개정까지 하면서 비상근으로 전환할려는 의도에 의문이 불거졌다.

시는 재단의 예술감독 역할과 대표의 업무가 일부 중복된다는 판단하에 유연하게 업무를 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역정가는 민선8기 천영기 시장(국민의힘) 출범 후 전임 시장(더불어민주당) 시절 대표에 선임된 이 대표의 위상 흔들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그동안 재단을 잘 이끌어 온 이 대표를 경질시 반발 여론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 비상근으로 전환해 힘을 뺄려는 의도로 분석한다.

이 대표 임기는 연말까지다. 지역정가는 “통영시장 결정에 따라 연임이나 경질할 수 있고, 연임시에도 상근이나 비상근으로 선택할 수 있어 사실상 시장에게 막대한 권한을 주는 개정안”이라며 “국내 최고 음악도시로 성장할려는 실정에 맞게 예술경영전문가인 대표에게 힘을 실어줘야 상황인데도 이번 조례개정은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대표 흔들기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지역에서는 예술 전문가에게 대표를 맡기고, 국내·외적 위상 강화를 위해 재단 이사장도 통영시장이 아닌 외부 명망가로 추대해야 한다는 여론이다. 고 박성용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이 1대 이사장, 이홍구 전 총리가 2대 이사장으로 재단 위상 강화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