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 12% 수도권에 인구 초집중
- 남부권 중추관리 기능 강화 필요
- 부울경 연합 추진 너무 쉽게 포기
- IT 생태계 등 청년 유입책 고민을

2023 부산시민대토론회 두 번째 세션은 ‘도시 균형 발전 해법과 전략’을 다뤘다. 전문가들은 부산이 마주한 ▷수도권으로의 인구 이탈 ▷동·서 지역 격차 ▷급감하는 청년 인구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제시했다.

14일 ‘2023 부산시민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는 KNN 스튜디오에서 ‘도시균형발전 해법과 전략’을 주제로 토론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준구 지방분권 균형발전 부산시민연대 정책연구위원장, 정주철 부산대 도시공학과 교수, 김경수 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상도 국제신문 논설실장, 한영숙 ㈜싸이트플래닝건축사무소 대표, 진재운 KNN 기획특집국장. 전민철 기자

부산연구원 김경수 선임연구위원이 발제를 맡았다. 좌장은 KNN 진재운 기획특집국장이 맡았고 토론자로는 지방분권균형발전부산시민연대 배준구 정책연구위원장, 부산대 정주철(도시공학과) 교수, 국제신문 정상도 논설실장, 싸이트플래닝건축사사무소 한영숙 대표가 나섰다.

발제를 맡은 김 연구위원은 “국토의 12%인 수도권에 인구 과반이 몰렸다. 정부는 계속 다양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했지만 결과적으로 계속 실패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1980년대 부산은 서울과 함께 성장 억제 지역으로 지정되는 바람에 40년 동안 인구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며 “지방세가 5배나 늘어난 여파로 부산지역 기업이 김해나 양산으로 빠져나갔는데, 1995년 지방자치제 시행 이후 지역별 ‘각자도생’이 강제화되면서 활력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고 부산이 처한 그동안의 현실을 되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부산은 가덕신공항 건립과 북항재개발사업을 통해 수도권에 대응할 수 있는 남부권 중추도시로 도약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고 했다. 가덕신공항은 수도권 초집중에 대응할 수 있는 남부권 경제 플랫폼 역할을 맡고, 북항재개발사업은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원도심의 공간구조를 혁신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제를 마치고 토론자들은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배 연구위원장은 “1972·1985·1992년 도시기본계획이 수립됐지만, 실제 부산인구는 (1985년과 1992년 계획 당시) 목표 인구였던 480만 명보다 100만 명 이상 부족한 350만~380만 명 수준이었다”며 “기형적인 도시를 만든 기존 계획을 되짚어 보고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 논설실장은 “하드웨어(인프라)도 필요하지만 이를 영위할 ‘사람’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며 “서울 초집중의 대항마가 될 수 있는 ‘부울경 광역 연합’을 부산시장이 너무 쉽게 내려놓은 것 아닌가. 결국 국가 전체의 불균형을 막는데 실패한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부산시에 제대로 된 도시계획을 수립할 역량을 갖춘 공무원은 10명 정도다. 계획을 만들고 실행할 사람이 없는 게 현 실정”이라며 “원도심 지자체가 모여 보육을 책임지는 등 혁신적인 정책을 만들어 청년을 유입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부산에 최근 각광받는 IT산업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유튜브 등 온라인으로 세션을 지켜본 시청자도 다양한 반응을 내놨다. 시청자들은 ‘지역의 특색에 맞는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 ‘같이 잘 먹고 살자가 균형발전의 기본이다’ ‘초등학교 폐교가 심각한 수준이다’ ‘모든 토론의 정점은 인구 감소인 것 같다. 대책이 시급하다’ ‘도시개발 담당 공무원이 모자란다는 게 충격이다’ 등의 의견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