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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도움도 없었다…대전 사망 교사 생전 교권침해 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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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민원에 시달려 끝내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대전 40대 초등교사가 과거 교권침해사례 설문조사에 본인의 사례를 제보한 기록이 공개됐다.

9일 대전교사노동조합에 따르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초등교사노조가 진행했던 전국초등교사 대상 교권침해사례 설문조사에 숨진 40대 초등교사 A씨가 지난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발생한 교권침해 사례 작성 내용이 확인됐다.
악성민원으로 세상을 떠난 대전 초등 교사의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생전 교사가 재직하던 유성구 한 초등학교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글에는 고인이 2019년 1학년 담임을 맡았을 당시 반 학생 중 4명의 학생이 교사의 지시에 불응하고 같은 반 학생을 지속해서 괴롭힌 정황이 자세히 기록돼 있다.

특히 교사 A 씨를 아동학대로 고소한 학생의 경우, 학기가 시작되는 3월부터 교실에서 잡기 놀이를 하거나 다른 친구의 목을 팔로 졸라서 생활 지도를 했다는 내용이 적혀있다.

학생이 수업 중 갑자기 소리를 쳐서 이유를 물었지만, 대답을 안 하고 버티거나, 친구를 발로 차거나 꼬집기도 했다.

4월에는 학생 학부모와 상담했지만 부모는 “학급 아이들과 정한 규칙이 과한 것일 뿐 누구를 괴롭히려는 의도는 없었다”며 “선생님이 1학년을 맡은 적이 없어서 그런 것 같다. 조용히 혼을 내든지 문자로 알려달라”고 말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후로도 학생은 친구를 꼬집거나 배를 때리는 등 괴롭히는 행동이 반복됐다.

학생이 급식을 먹지 않겠다며 급식실에 누워서 버티자, A씨는 학생을 일으켜 세웠다. 10일 후 학생의 어머니가 “아이 몸에 손을 댔고 전교생 앞에서 아이를 지도해 불쾌하다”고 항의 전화를 한 일도 있었다. 이후로도 수업 시간에 지우개나 종이 씹는 행동, 친구를 꼬집는 행동, 수업 중 계속해서 색종이 접는 행동, A씨가 묻는 말에 대답하지 않고 버티는 행동 등이 이어졌다.

2학기부터는 친구 배를 발로 차거나 뺨을 때리는 행동이 이어지자 A씨는 교장 선생님에게 학생의 지도를 부탁했다. 다음날 학생 학부모가 교무실로 찾아와 사과를 요구했지만, 당시 교장과 교감 선생님으로부터 어떠한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고도 적혀 있었다.

A씨는 학부모에게 학생에게 잘못된 행동을 지도하려 했을 뿐 마음의 상처를 주려 한 것은 아니었다고 말했으나, 해당 학부모는 12월 2일 국민신문고와 경찰서에 아동학대로 신고를 넣었다. 교육청 장학사의 조사 결과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학폭위에서는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 처분을 받으라는 1호 처분이 내려졌다.

A씨는 교권보호위원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기록했다. 그 뒤로도 10개월간 A씨는 혼자서 기나긴 싸움을 해야 했다.

아동학대 조사 기관인 세이브더칠드런의 조사 결과 ‘정서학대’로 판단해 사건이 경찰서로 넘어가고, 경찰 조사를 받고, 검찰 조사를 받은 뒤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을 수 있었다.

A씨는 아동학대 조사 기관은 교육 현장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고 이해하려 하지도 않았다며 조사 기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당시 A씨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해야 할지 몰라서 메일 드렸습니다”라는 내용으로 교권 상담 신청도 했다.

기록에 따르면 이런 과정들에서 고인은 교사로서의 무기력함을 느끼고 교사에 대한 자긍심을 잃고 우울증 약을 먹게 됐으며, 당시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제출한 글에서 “3년이란 시간 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스스로를 다독였지만, 다시금 서이초 선생님의 사건을 보고 공포가 떠올라 계속 울기만 했다”며 “저는 다시 좋은 선생님이 될 수 없을 것 같다. 어떠한 노력도 내게는 다시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공포가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말미에는 “서이초 사건 등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어 교사들에게 희망적인 교단을 다시 안겨주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교사 A씨는 글을 쓴 지 약 한 달 반 뒤인 지난 7일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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