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 경찰 간부가 집무실에서 살인미수 피의자에게 ‘특별 면회’(장소 변경 접견)를 시켜준 사건(국제신문 지난 8일 자 6면 보도)에 경찰 고위급(경무관) 인사 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이 나왔다.

10일 부산경찰청 등에 따르면 해운대경찰서 A 경정은 지난달 초 살인미수 혐의로 유치장에 입감된 B 씨를 자신의 집무실에서 지인과 만나게 해 준 혐의(직권남용)로 경찰청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B 씨의 특별 면회는 경무관 2명이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에서 근무하는 C 경무관이 부산의 D 경무관에게 ‘B 씨가 구속되기 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고 문의했다는 것이다. 이에 D 경무관이 절차대로 하면 된다는 취지로 답하자, C 경무관은 사건 담당과장인 A 경정 연락처를 물어보고 직접 전화를 걸어 피의자가 지인과 만나게 해줄 수 있느냐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특별 면회는 성사됐다. 피의자 B 씨가 지인을 만났고, A 경정은 D 경무관에게 이 사실을 보고했다. C·D 경무관은 경찰대 선후배다

유치장 입감 피의자는 정식 절차를 밟아 유치장 내 면회실에서, 변호인이 있으면 따로 변호인 접견실을 이용할 수 있다. 경찰이 조사 목적으로 다른 곳으로 불러서조사하는 것은 가능하나, 유치장 외 다른 장소에서 민간인이 입감 피의자와 만나는 것(장소변경 접견)은 불가능하다.

이에 경찰 내부에서는 대대적인 감찰이 진행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한 경찰 간부는 “현 정부가 경찰대 출신을 냉대하는 등 분위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다. 조직 내부에서는 대규모 감찰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돈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