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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구절절]분뇨처리장이었던 곳이 이제는 천연기념물 쉼터로?

  • 오미래 기자 ofuture@kookje.co.kr 김서현 인턴
  •  |   입력 : 2023-09-02 14: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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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영상팀 인턴 K들은 99초 내에 자신만의 시각으로 짧고 간결하게 이야기를 풀어내는 영상 콘텐츠 ‘구구절절’을 제작하고 있다. 이번에 인턴 K가 선정한 주제는 ‘을숙도’다.

을숙도의 과거와 현재. 그래픽=김서현인턴
지난 4월, 부산시는 2030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을 을숙도로 초대했다. 을숙도가 2030부산엑스포의 부주제 중의 하나인 ‘자연과 지속 가능한 삶’이 잘 구현된 곳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주제가 을숙도와 어울리는 이유가 뭘까.

을숙도는 사하구 하단동 낙동강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새가 많고 물이 맑다는 이름에 걸맞게 한때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으며, 1966년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1970년대 을숙도는 분뇨산화지로 사용됐다. 국제신문 DB
그러나 천연기념물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을숙도 생태계는 산업화와 도시개발로 빠르게 훼손됐다. 1972년엔 분뇨산화지로 사용된다. 낙동강 하굿둑 준공 후 1987년에는 준설토적치장으로 이용됐다. 땅에서 처리하던 분뇨들을 더 이상 자정능력으로 처리할 수 없어지자 1992년, 이를 공해상에 투기하는 해양처리기반시설을 마련한다. 1993년엔 쓰레기 매립장으로 활용되면서 생태계 파괴가 가속화된다.

이런 홀대로 을숙도는 한때 ‘버려진 땅’으로 푸대접 받기도 했다. 을숙도에 묻힌 쓰레기 매립량만 500여만 톤이었고, 인근 주민들은 하루하루 악취에 시달렸다. 매립장에서 흘러나온 침출수로 인근 어장이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새들도 서식지와 먹을거리를 잃었다.

을숙도 생태공원 조성사업 조감도. 1996년부터 을숙도 최하단부에 인공생태계를 조성함으로써 복원의 첫발을 내디뎠다. 국제신문 DB
시민들의 반발과 민원이 계속되자, 부산시는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그 시작은 1996년 을숙도 최하단부에 인공생태계를 만드는 것. 쓰레기 무덤으로 활용되던 매립장도 2차에 걸쳐 약 4년 5개월 간 활용되다 1997년부터는 중단했다. 2004년부터는 을숙도 하단부에 인공습지를 만들어 ‘을숙도 철새공원’을 조성했다. 준설토적치장도 자리를 옮긴 후 호수형 습지인 ‘을숙도 생태공원’을 조성함으로써 현재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당시 공사 중인 을숙도대교(전 명지대교). 휘어진 모양으로 공사가 진행됐다. 국제신문 DB
한편, 을숙도를 지나는 을숙도대교(구 명지대교) 경로를 보면 모양이 인위적으로 휘어있다. 을숙도대교는 1993년 건립이 결정됐는데, 당시 환경단체들은 다리가 을숙도를 가로지르면 철새도래지를 훼손할 것이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결국 인공생태계 복원지역을 우회해 다리를 건립하는 방안으로 2010년 현재의 휘어진 을숙도대교가 완성됐다.

을숙도대교 건설을 계기로 낙동강하구 철새도래지의 변화를 살펴보자는 취지의 ‘낙동강 하구 생태계 모니터링’을 2003년부터 시작했다.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을숙도를 찾는 새들의 개체 수는 2003년 9만4481마리에서 2021년 16만8041마리로 증가했고, 종수도 114종에서 170종으로 늘었다.

을숙도 메모리얼파크에 남아 있는 과거 쓰레기 매립장 콘크리트 벽. 국제신문 DB
사람에게도, 새들에게도 버려지다시피 했던 땅 을숙도. 분뇨를 처리했던 곳에는 낙동강하구 생태계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한 탐방, 탐조 등의 각종 체험장이 자리를 잡았다. 쓰레기를 묻었던 공간에는 매립장이었던 과거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메모리얼파크를 만들어 시민들의 쉼터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메모리얼파크 주차장에는 한때 쓰레기 매립장의 벽이었던 콘크리트 일부도 남아있다. 이외에도 자연과 공존할 수 있는 여러 프로그램들이 제공되고 있으며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는 부상당한 철새들을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과연 실사단은 ‘자연과 지속가능한 삶’이 있는 을숙도의 면모를 확인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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