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와 학부모는 같은 편이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식으로 말하자면 ‘깐부’다. 학생이라는 공통된 대상을 키우고 성장시킬 의무를 가지고 있고, 그 의무에 사랑과 진심을 담아 최선을 다한다는 점에서 교사와 학부모는 같은 편일 수밖에 없다. 대상과 목적이 같고, 바라보는 방향이 같지 않은가.
그런데도 최근 들려오는 교사와 학부모 간에 벌어지는 여러 흉흉한 소식은 참으로 가슴 아프고 안타깝다. 교사와 학부모는 멋진 한패가 되어야 한다. 한패가 되었을 때 이룰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무한히 크고, 대립 진형에 섰을 때 서로가 잃는 것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오래전 일이지만 학부모와 한편이 되어 멋지게 문제를 해결한 사례가 있다. 우리 반에 태권도 학생 선수가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운동을 그만두겠다고 했다. 중학교 3학년 여름 방학을 앞두고 있던 때라 운동을 포기하면 진로가 무척 걱정되는 시점이었다. 운동을 계속할지 말지는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결심해야 다시 슬럼프가 찾아와도 스스로 감당하고 이겨나갈 수 있다.
고민 끝에 학생 부모님과 의논해 간단한 전략을 짰다. 우선 담임은 아이의 마음을 공감해준 뒤 내일이라도 당장 운동을 그만두어도 된다고 말한다. 대신 그동안 운동선수여서 제외되었던 학급 청소 당번과 아침 자습 시간, 방과 후 수업에는 참여해야 한다고 안내한다. 부모님은 아이가 집에 오기 전에 태권도 트로피와 상장, 도복 등을 모두 대형 쓰레기봉투에 담아서 눈에 잘 띄도록 내어놓고, 아이의 방에는 자습서와 각종 문제집, 그리고 스케줄 빽빽한 학원 일정표를 둔다. 학원 일정은 월요일부터 바로 시작한다고 말하고, 주말 동안 태권도 이야기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다행히도 우리의 전략은 성공했다. 월요일 학교에 온 아이는 아침 자습에 쭈뼛쭈뼛 찾아와서 태권도를 계속하겠다고 했다.
한패는 서로를 믿는다. 바통을 건네주며 서로를 격려하는 한 팀의 릴레이 선수처럼 각자의 레이스에선 전력 질주하고, 바통을 넘겨주고 나면 온 힘을 다해 응원한다. 우리팀 선수가 나만큼 최선을 다하리라 굳게 믿는다.
교사는 가정이 아닌 바깥에서 단체 속에서의 아이 모습을 객관적으로 말해 줄 수 있고, 학부모는 아기 때부터 성장 과정에서 이루어진 사소하고 세밀한 아이의 특징을 자세히 말해 줄 수 있다. 우리 아이는 그 두 장면이 합쳐진 아이다.
아이들은 자신이 안전하며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고 믿는 환경에서 왕성한 호기심을 발휘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며 낯설고 새로운 것들에 대해 선입견 없이 다가선다. 그게 학교든 가정이든 상관없다. 그럴 수 있는 환경이 아이에게 있으면 된다. 교사와 부모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기 위해 끊임없이 의논하고, 전략을 짜고 함께 노력해야 한다. 서로가 같은 편이라는 믿음만 있으면 우리는 함께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