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아동 음란물을 만든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이 남성의 경우 아동을 대상으로 한 음란물을 제작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 적용 대상이라고 밝혔다.

부산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최근 아청법 위반 등의 혐의로 40대 A 씨를 구속 수사했다고 1일 밝혔다. A 씨는 현재 부산지검에 의해 기소된 상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4월 자신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이미지 생성 AI프로그램을 이용해 아동음란물 이미지 360개을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A 씨는 AI 음란물을 제작하면서 영어로 ‘10살’ ‘나체’ 등 키워드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아청법은 ▷명백히 아동을 대상으로 했을 경우 ▷성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경우에 적용된다. A 씨가 ‘10살’ 등의 키워드를 이용해 이미지를 제작했기 때문에 명백히 아청법 위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었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A 씨는 당초 해외 음란물 사이트에 불법 유출된 모델 출사사진 816장을 업로드하면서 꼬리를 밟혔다. 지난 2월 불법 유출사진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하면서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은 지난 4월 A 씨를 검거했고, A 씨가 일반인을 상대로 한 불법촬영물 608개를 다운로드 받아 소지하고 있다는 사실(성폭력처벌법 위반)도 확인했다. A 씨는 AI아동음란물과 불법촬영물을 배포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동음란물은) 유포할 목적이 없는 가상의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난해 법원 판결에 따르면 웹툰에 등장하는 아동·청소년 캐릭터를 음란하게 제작한 행위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가상인물이라도 명백하게 아동으로 인식될 수 있는 성적 표현물을 만들면 처벌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준용 김민정 기자

AI로 제작한 음란물을 소지한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가 사용한 NAS(개인공유서버)의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