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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피해자 뺀 질병청 자문위 파문 확산…"8월 졸속처리 시 대규모 저항"

백신 피해 리포트 시즌2 <27>

피해자 뺀 질병청 자문위 구성 사실로

우려 가중…“8월 졸속 마무리 속셈?”

질병청 보상·지원, 경증 대다수 통계도 공개…“역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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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에서 코로나19 백신 이상 반응 피해자의 포괄적 보상 지원을 위한 법안 마련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질병관리청이 다음 달 관련 제도 개선안을 발표하겠다고 해 논란이 인다. 질병청 자문위원회 구성이 피해자 의견 수렴 없이 이뤄진 상황에서 피해 구제를 위한 제도 개선이 정부 만의 일방적인 지침 개정이나 입법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 때문이다.

29일 백신 피해자와 정치권 등에 따르면 이 같은 우려는 최근 질병청이 강기윤(국민의힘) 국회의원실에 제출한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개요 내용에서 비롯됐다.

개요 속 자문위 추진 배경을 보면 질병청은 그간 코로나19 예방접종 이후 발생한 이상 반응에 대해 포괄적 지원을 위해 (노력했으며) 인과관계가 불확실하더라도 관련성 의심 질환 지원 사업 등을 운영해 왔다고 한다. 앞서 국회와 백신 피해자 단체 등의 폭넓은 백신 피해 보상 지원 요구가 있었으며, 자문위 구성도 그에 답하는 조치의 연장선에 있다는 설명이 개요에 담겨 있었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이 백신 피해 구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설치한 천막에 백신 접종 이후 숨진 이들의 영정사진이 있다. 코백회 제공
●피해자 뺀 질병청 자문위 구성 사실로

지난달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회의에서 강 의원은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에게 백신 접종 이후 이상반응으로 고통 겪거나 숨진 이들 중 인과성 판정을 받지 못한 이들을 조사 판단할 특별조사위원회를 꾸릴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중심의 인과성 판정 방식에서 벗어나 백신 피해 상황을 종합적으로 조사·판단할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를 꾸리자는 것이다. 질병청 산하 피해조사전문위원회가 의학계 중심으로 인적 구성이 이뤄졌지만, 특조위는 정부·학계·의료계·시민단체·백신 피해자·노동계·정치권 등 인사가 다양하게 참여해 접종과 이상 반응 간 관련성에 대한 의학적 판단뿐 아니라 법·사회·관습적 판단이 포함된 포괄적 판단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지 청장은 당시 회의에 참석한 의원들에게 “백신 인과성 연구센터에서 진행하는 질환별 연구 외에도 최근 두 달간 전반적 피해보상 지원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 개선 자문운영위원회를 운영했다”고 밝혔다. 지 청장은 이어 “이 위원회를 통해 어떻게 보상 지원을 확대할 것인지 방안을 고민했다. 위원회에서 의료계 소비자 단체 변호사 함께 고민해서 방안을 도출했다”며 “그 내용을 정리해서 법 제정 개정안에 담아서 하반기 중 실행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이후 질병청은 강 의원실에 구체적인 자문위 구성 내용을 추가 보고했다. 그 내용을 보면 ‘코로나19 백신 안전성위원회, 예방접종전문위원회, 예방접종피해보상전문위원회 등 관련 전문가 중심으로 자문위원 6명을 지난 4월 26일 위촉했다’고 적혀있다. 구체적으로 의료인 3명, 소비자단체 1명, 소통 전문가 1명, 법조인 1명 등으로 자문위가 꾸려졌는데, 이들은 지난 5월부터 6월까지 2개월간 격주로 자문회의를 4차례 열고 피해 보상 제도 개선 방향 등에 대한 정책 자문을 했다고 한다.

보고서에는 자문위 자문 결과를 바탕으로 제도개선안을 마련해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라고 적혀 있었다. 지 청장이 앞서 국회 회의에서 밝힌 것과 같은 내용인데, 당시 발언과 보고서 내용 대로면 8월 백신 피해자 지원과 관련한 정부 포괄적 조치가 시행된다는 이야기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이 백신 피해 구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피해자 추모 집회를 하고 있다. 코백회 제공
●우려 가중…“8월 졸속 마무리 속셈?”

이 소식이 전해지자, 피해자 단체는 질병청이 피해자들과 그 가족은 뺀 채 일방적 주도로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반발한다. 무엇보다 문제는 ‘밀실’ 행정이다. 피해자들은 질병청 자문위 구성과 활동이 전혀 피해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자문위가 비공개로 운영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코로나19백신피해자협의회(이하 코백회) 측에서 질병청에 “위원회 활동하는 게 있느냐”고 질의했는데, 질병청 담당자로부터 “그런 게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질병청의 국회 회의 보고와 강 의원실에 제출된 보고서에는 위원 구성과 활동이 공개된 것이다. 이에 피해자들은 “결국 피해자 주장과 요구는 빠진 채 정부가 졸속으로 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추진한 뒤 생색 내기를 하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 측은 “이상 반응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및 국가 책임 강화를 목적으로 지원 제도 확대안을 마련 중이며, 세부 기준이 확정되는 대로 시행할 예정”이라는 똑같은 답변만 되풀이했다.

한편, 질병청은 강 의원실에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백신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 결과를 공개했는데, 이를 본 피해자들은 역시 소문대로 “보상금이 적게 드는 경증 질환에 대한 정부 지원 결정이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입을 모았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지난 5월 20일 정부 당국에 보고된 백신 접종 이후 이상 사례 48만3306건 중 8만7000여 건이 심의 완료돼 이 중 2만1177건의 중증, 경증 지원·보상이 이뤄졌다. 보상 못 받은 이들은 6만6000여 명 정도로 추산된다.
코로나19 백신 피해자들이 백신 피해 구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설치한 천막에 백신 접종 이후 숨진 이들의 영정사진이 있다. 코백회 제공

●질병청 보상·지원, ‘경증 대다수’ 통계도 공개…“역시나”

보상 내용을 세부적으로 보면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심의 기준  1~3급에 해당해 보상받는 사례는 전체 1만8405건이다. 이중 중증으로 보상받은 사례는 86건으로 전체 보상 건수의 0.46%를 차지할 뿐이다. 이외 경증 보상은 1만8319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인과성 인정 대상이 아닌 4-1 심의 등급을 받아 치료비 일부 지원만 받는 사례 1786건만 따지더라도 이중 중증 지원 받은 사례는 35건으로 전체의 1.95%에 불과했다. 나머지 지원 받은 1751건 모두 경증 사례였다.

백신 접종 이후 숨진 이들에 대한 인과성 심의 사례 통계도 제출됐는데, 접종 이후 숨진 전체 1550건 중 986건이 심의돼 이중 보상이나 지원받은 사례는 각각 17건, 5건뿐이다. 이외 나머지 965건은 모두 기각 판정받았다.


이에 대해 백신 피해자들은 “정부 인과성 판정이 보상금 많이 드는 중증보다 수십만 원 지원하고 마는 경증 이상 반응 인정에 쏠리는 경향이 높다는 소문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매번 정부가 전체 보상 규모만 느는 식으로 발표하고 부각하니까 중증 피해자 보상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피해자와 가족의 목소리가 묻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 정부가 한 달 주기로 발표하는 코로나19 관련 보고서에는 전체 백신 피해 보상 건수, 심의 완료 건수, 보상 결정 건수(비율) 등은 나와 있지만, 그 세부 항목 내용은 없다. 월 단위로 발간하는 질병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안전성 보고서에도 접종 이후 이상 사례 수치는 있지만, 인과성 판정 결과에 대한 세부적 통계 내용은 나와있지 않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업무가 바쁜 상황에서 인력 등이 부족해 세부적인 통계를 내기가 어렵다"고 입장을 밝혀왔는데, 이번에 국회의원실에 그간 공개한 자료보다 구체적인 백신 피해 인과성 판정 통계 자료를 내놓은 것이다.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결국 정부가 생색내기식으로 피해자 지원을 하고 있다는 게 수치로 드러난 것”이라면서 “정부가 다음 달 예고한 대로 일방적 자체 입법이나 지침 개선 등으로 사태를 대충 마무리하려는 시도가 보이면 대규모 반발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권 한 관계자도 “국회의원들이 추진하는 백신 피해자 구제 법안도 정부가 일방적으로 졸속 추지하는 개선안이 아니다”면서 “시간과 사회적 비용이 들더라도 다양한 백신 피해자의 이야기가 법, 의료 뿐 아니라 정치·경제·사회 문화적으로 다양한 구성원이 주체가 된 틀에서 논의된 뒤 법안으로 도출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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