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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624> 이오니안과 에올리안 ; 세계표준 음계

  •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  |   입력 : 2023-07-24 19:13:10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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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네팔 이란 모잠비크 페루 필리핀 멕시코 우루과이 짐바브웨 부탄 그리스 벨기에 타이완 헝가리 페루 노르웨이 브라질 재팬 등. 국가명으로 따질 때 이들 나라들의 공통점은? 나름대로 어떤 특정한 뭔가와 관련되어 지어진 이름이라는 점이다. 가령 이란은 아리아인과, 필리핀은 펠리페 2세와, 포르투갈은 따뜻한 항구와 관련된 뜻이다.

이오니안 장음계 및 에올리안 단음계가 유래한 동지중해
이와 달리 단지 어디에 있는 무슨 땅이라는 뜻으로 지어진 국가명이거나 지역명이 아주 많다.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 ▶첫째, 끝에 ~스탄(stan)이 붙은 이름들이다. 스탄은 땅이라는 뜻이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키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이란 이름들이 그렇다. ▶둘째, 끝에 ~란드나 랜드(land)가 붙은 이름들이다. 랜드도 땅이라는 뜻이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폴란드 핀란드 그린랜드 뉴질랜드 타일랜드란 이름들이 그렇다. ▶셋째, 끝에 ~아(a)가 붙은 이름들이다. 라틴어 접미사로 ‘a’는 어느 위치에 있는 땅이란 뜻이다. 소말리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에스파니아 이탈리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러시아 시리아 몽골리아 볼리비아 콜롬비아 리비아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오스트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베네치아 나미비아라는 이름들이 그렇다. 대한민국의 영어식 이름인 코리아도 마찬가지다. 갈리아 게르마니아 브리타니아 등도 고대 로마인들이 로마 위에 위치한 지역을 부르는 이름이었다. 시베리아는 러시아 북동쪽에 넓게 위치한 지역을 이르는 이름이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아프리카의 끝에 붙은 a도 어디에 위치한 광활한 땅을 이르는 이름이다. 아메리고(Amerigo Vespucci 1454~1512)가 닿은 땅이라서 끝에 a를 붙여 그곳에 위치한 땅을 아메리카라 부른다. 아르헨티나도 밝은 흰색 은이 나는 땅이라서 끝에 a를 붙여 지은 이름이다.

지중해에도 끝에 a가 붙은 지명들이 있다. 이오니아 도리아 프리지아 리디아 믹솔리디아 에올리아 로크리아 등이 그렇다. 유럽 중세시대 교회성가 음악가들은 이들 지역명에 따라 음계(scale) 이름을 지었다. 이오니아에 살던 피타고라스가 만든 도-레-미파-솔-라-시도는 이오니안(Ionian), 레-미파-솔-라-시도-레는 도리안(Dorian), 미파-솔-라-시도-레-미는 프리지안(Phrygian), 파-솔-라-시도-레-미파는 리디안(Lydian), 솔-라-시도-레-미파-솔은 믹솔리디안(Mixo-Lydian), 라-시도-레-미파-솔-라는 에올리안(Aeolian) 스케일이라 불렀다. 시도-레-미파-솔-라-시는 나중에 로크리안(Locrian) 스케일이라 불렀다.

이들 7가지 음계는 미파와 시도인 반음 위치가 각각 다르다. 이오니안 음계(도-레-미파-솔-라-시도)는 제1근음 도로부터 3-4도인 미파와 7-8도인 시도 사이가 반음인 장음계(Major scale)다. 에올리안 음계(라-시도-레-미파-솔-라)는 제1근음 라로부터 2-3도인 시도와 5-6도인 미파 사이가 반음인 단음계(minor scale)다. 이오니안 장음계와 에올리안 단음계는 전 세계 90% 이상의 음악에 쓰이는 표준 음계다. 지중해 지역의 두 음계가 음악 세상을 장악한 거다. 음악에서처럼 지중해가 전 세계에 미친 영향력은 여러모로 지대하다. 참 정말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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