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교육청·해경·기상청·한전 등
- 유관기관 총출동 수십명 동행
- 홍수 방지시설 조기준공 등 지시

“근본적인 침수 예방대책을 세워주세요.” 박형준 부산시장이 14일 침수 위험 지역을 방문하자 주민들이 내놓은 요구다. 올여름 엘니뇨 현상으로 많은 비가 예보되면서 침수 위험 지역에 대한 우려가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예산 확보와 설계 등 공사상 절차를 이유로 아직 침수 위험 지역의 재해 방지 시설이 완료되지 않아 주민 피해가 반복될 것이란 우려(국제신문 지난 12일 자 1·3면 보도)는 여전하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14일 ‘여름철 자연재난 대비 현장 점검’을 위해 침수 위험 지역인 동천 일대를 방문해 홍수방어벽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부산시는 14일 오전 시청에서 ‘여름철 자연재난(풍수해·폭염) 대비 점검회의 및 현장점검’을 했다. 이날 회의에는 부산시교육청 부산지방기상청 남해지방해양경찰청 한국전력공사 대한적십자사 육군53사단 16개 구·군 등 유관기관 관계자들이 모두 참석했다.

시는 이날 회의를 통해 여름철 안전의 핵심인 풍수해에 대한 대책을 점검했다. 시는 올해 전국 최초로 침수위험 정보 등을 시민에게 수시로 제공하는 ‘도시침수 통합정보시스템’을 시범 운영하기로 했고, 맨홀 추락 방지용 안전시설을 신규로 설치했다. 또 방재시설 성능기준인 ‘방재성능목표’를 상향 조정(1시간 기준 105㎜→114㎜)했고, 반지하 주택 등 재해취약지역의 침수방지시설(물막이판) 설치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폭염 관련 대책으로 ▷무더위쉼터 및 폭염 저감시설 확충 ▷경로당 냉방비 지원 등 취약계층 관리 강화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 체계 운영 등도 추진하기로 했다.

오전 회의에 이어 오후에는 침수 위험 지역인 동구 일대를 찾았다. 2020년 하천 범람으로 침수 피해가 컸던 동구 자성대 아파트와 동천 하구,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침수피해지구)로 지정된 범일2지구 등이었다. 시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61곳 중 47곳의 개선 사업을 완료했으며, 14곳에 대해서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지구 지정·고시와 정부 사업 확정, 사업비 확보 및 설계, 공사 등의 과정을 거치다 보니 위험개선지구 중 침수피해지구 11곳은 아직 사업이 완료되지 못했다. 이에 올해 많은 비가 내리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또다시 침수 피해를 겪어야 할 상황이다.

저지대로 상습 침수 지역인 자성대 아파트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민 20여 명은 박 시장에게 “아파트 지대가 낮고 기울어져 차수막 같은 단기책이 아닌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박 시장은 “저류조를 설치해 침수를 막을 예정이며, 간이 안전점검이라도 바로 실행할 수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답했다.

이어 침수피해지구로 지정된 범일2지구와 동천 일대를 둘러봤다. 박 시장은 동천 일대에 설치된 홍수방어벽을 밀어 보며 강도를 확인했고, 이곳의 펌프시설과 저류조 등의 설치 사업 준공 시점을 2025년 12월보다 6개월 앞당길 것을 지시했다. 6개월만 서두르면 그 해 여름 침수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박 시장은 “반지하, 저지대 등 도시 침수 피해 지역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예방, 지하차도 등의 선제적 통제, 위험 상황 발생 시 적극적인 주민 대피 등에 더욱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