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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려 귀농했다 만난 작물 ‘흑노호’…항노화기업 꿈 키워요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28> ‘연제농원’ 최용학 대표

  • 고영삼 동명대 교수
  •  |   입력 : 2023-06-13 19:33:37
  •  |   본지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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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역 때 100억 매출 회사 등 경영
- 퇴직하고 전국유람 중 합천 정착

- 귀농아카데미서 ‘흑노호’에 매료
- 화장품·의약품 활용 가능 희귀종
- 가치 비해 인지도 없어 재배 결단

- 동명대 지원받아 ‘액상차’ 특허
- 농장 확대, 제품 판매·홍보 강화


◇ 최용학의 이모작 귀띔

- 힘들어도 포기하지 말라, 도전하되 자연의 이치에 맞추라
최용학 대표가 합천군 농산물가공센터에 있는 초고속진공저온추출농축기를 활용하여 흑노호 액상차를 제조하고 있다.
귀농귀촌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그런데 차별화된 특용작물을 잘 재배한다면 차이나는 클라스가 될 수 있다. 실제 귀농에 실패하는 많은 케이스는 남들 다 하는 작물을 하다가 가격폭락에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생소한 작물을 재배하여 한 번 더 현역으로 진군하는 이가 있다 하여 경남 합천을 방문했다.



-여기는 어떤 곳인가요?

▶경남 합천군 용주면 황계리의 흑노호 전문농장입니다. 농장 전체는 800평인데, 특히 흑노호는 하우스와 일반 밭을 합하여 300평 정도 규모로 가꾸고 있습니다. 다 자란 성목이 600주 정도이고요, 종묘가 1000주입니다.

-흑노호가 뭔가요? 좀 생소합니다.

연제농원에서 흑노호를 가공하여 만든 액상차 스타일.
▶네 그러실 겁니다. 흑노호는 중국이 원산지이고 거의 알려지지 않은 수준입니다. 열매 줄기 뿌리 등 모두를 식용이나 의약용품으로 활용할 수 있는 희귀종이죠. 어떤 화장품 회사에서 피부 미백용 특허실용 출원을 한 적도 있습니다. 올해에는 성분 분석을 통해 미용효과를 확인하는 부산대 박사논문도 나왔습니다. 또한 부산대 원예생명과학과 교수진들이 효율적인 종자발아에 대한 논문도 발표하더군요. 흑노호는 탱탱한 피부를 가꾸는데 최고입니다.



이번에 찾은 이는 합천군 용주에서 연제농원을 운영하는 최용학 대표다. 귀농 7년 차 69세인 그는 인상이 참 좋게 보였다. 농장에서 흑노호 액상차를 유통 판매해 줄 전문가와 미팅을 마친 그와 대화를 시작했다.



-흑노호를 어떻게 하여 작목하게 된 건가요?

▶저는 1954년생인데, 퇴직 후 전국을 여행하던 중 이곳에 정착했습니다. 2016년도였죠. 줄곧 부산 등 해양지역에서 살았던 저에게는 이 산골이 좋았어요. 고단한 삶에 선물이라 생각했죠. 처음엔 친구들 불러 닭백숙 먹으며 즐겼는데 결국 심심해져서 합천군에서 운영하는 새합천미래농업대학에 등록했습니다. 일종의 귀농 아카데미입니다. 아내와 함께 2년 동안 공부했죠. 이론교육과 더불어 현장실습, 토론 등을 아주 체계화하여 운영하더군요. 그러다가 우연히 흑노호를 알게 되었고 바로 매료되어 버렸어요.

-어떻게 매료되었다는 건가요?

▶귀농을 할 때는 작목 선택이 중요합니다. 대충해도 돈이 보장되는 작목은 없습니다. 귀농하는 사람들이 주변으로부터 추천받는 작물은 대부분 시장경쟁력이 없다고 봐도 됩니다. 정확히 확인하기 힘든 정보들에 휩쓸리면 돈은 돈대로 날리죠. 그래서 보유자원, 입지, 해당 작물의 수공급, 유통판로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정해야 해요. 저는 흑노호가 높은 가치성에 비해 인식수준이 제로인지라 언젠가는 대단한 수익창출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고, 제가 선점해야겠다고 결단했죠.



그는 캐시카우 품목을 찾던 중 우연히 흑노호를 잡았다. 캐시카우(Cash Cow)란 ‘돈을 벌어다 주는 젖소’를 말한다. 즉 투자를 하여 일정하게 구조화하고 나면 현금수입이 계속 보장되는 상품이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BCG)이 이론화한 사업의 4단계 중의 하나다. 예를 들어 사업은 퀘스천마크 단계(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업)에서 스타 단계(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사업)로 성장하다가 모든 사업가들이 원하듯 규모의 경제를 활용하는 캐시카우 단계로 간다.



-그런데 사업 시작 때는 스타단계까지 키우는 것도 매우 힘들죠.

▶당연하죠. 공부를 많이 했죠. 농업의 ‘농’ 자도 모르던 사람이었거든요. 그중에서 합천군 미래농업대학은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흑노호에 대해서는 저 스스로 중국 문헌을 다 뒤져야 했습니다. 직사광선보다는 흐린 빛을 좋아하고 병충해에 강하다는 것. 하우스 재배를 하면 일 년에 두 번 수확을 할 수 있다는 것. 중성이나 약산성 토양이 좋다는 것과 비료 방법도 알게 되었죠. 지금도 공부와 실험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으로는 부족하더군요.

-부족해요?

▶네. 생장법에 대한 저의 연구도 중요하지만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공식화된 증거가 중요했어요. 그래서 여차저차 하여 동명대학교 식품영양학과로부터 지원을 받았습니다. 여러 교수님들이 1년여 연구 분석한 끝에 작년에 드디어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는 데 성공했죠. 관절염 류마티스 심혈관 여성들의 피부미용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흑노호를 액상차로 만드는 제조방법을 공식화한 것이죠.

-오호 축하합니다. 젊은 시절의 직업이 긍정적으로 기여했나요?

▶저는 대우조선에서 특수용접 훈련교사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안 되면 되게 하라’가 저의 인생 좌우명이었어요. 젊은 시절 잘 나갈 때는 765㎾ 강관 철탑회사를 세워 직접 경영도 했죠. 연 100억 원 매출을 올리는 회사로 키웠어요. 그런데 그게 국책사업에 연결된 기업이었기에 1997년 국가 외환위기를 맞으며 싹 망해버렸어요. 그 뒤 PCM 보일러 회사를 설립했는데, 인생사 쓴맛도 보고 재미도 보기도 하면서 육십 평생을 질주해 왔어요. 한번 하면 끝을 보는 근성 하나는 가지고 있죠.

-그럼 약초성 식물재배와 유통·판매는 처음이겠군요. 올해로 흑노호 사업 7년 차인데 회고해보실 때 어떻게 평가할 수 있나요?

▶우연한 기회에 시작한 흑노호는 인생 후반기의 제 삶을 완전히 흔들었어요. 지난 7년은 흑노호를 알아내는 시기였습니다. 최근 친환경 EM(유용미생물균)을 잘못 사용하여 줄기를 말려버린 적이 있습니다만 이젠 재배에 자신감을 가졌습니다. 이제는 열매 줄기 뿌리 모든 것을 섭취할 수 있는 이 약용식물을 더 알리고자 합니다. 또한 피부미용에 관심 있는 여성, 그리고 안티에이징을 생각하는 중노인들에게 홍보를 강화할 겁니다. 마침 우리는 합천군으로부터 선도농가로 지정받았고 흑노호 액상차는 고향사랑기부제의 답례품으로 지정받았으니 한 단계씩 오르고 있죠.

합천군은 예비 귀농귀촌인을 선별해 이미 귀농한 모범 농가를 체험교육 형태로 방문하여 멘토 멘티를 맺게 한다. 선도농가가 된 그는 5명의 멘티를 받아 흑노호 재배법을 전수하고 있다. 또한 합천군은 고향사랑기부제 제도를 운영하면서 기부를 하는 출향인에게 그의 흑노호 액상차를 답례품으로 보내고 있다.



-앞으로는 어떻게 하실 건가요?

▶저는 특허까지 내면서 액상차를 개발했는데 이제 홍보 판매의 과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과학적인 데이터를 챙기고 전문성을 더 쌓아야겠지만 시범운영을 마쳤으니 농장을 더 넓히고 홍보 유통에 전력을 다할 것입니다. 합천군에 우리나라 최고의 흑노호 재배단지를 만들어 미백 화장품, 기능성 음료의 새로운 경지를 열어갈 것입니다.



안티에이징이 대세인 시점에 최용학의 흑노호 선택은 고수의 촉이 발휘된 것이었다. 젊은 시절 그는 매출액 100억을 넘는 회사를 경영해 본 사람으로 지금 그 시절을 폼 재지는 않지만 직관력은 여전히 시퍼렇다. 그리고 아직도 밤낮 없이 실행하고 연구하여 그만의 가공법을 만든다. 또한 스토리를 만들고 입히고 브랜드화하려 한다. 은퇴 후 좀 쉬고 싶어 들어갔다는 합천의 그 골짜기는 곧 분주한 번화가가 될 것 같다.


# 오미자과의 약용작물, 中·日선 대체 생약제

■ 흑노호(黑老虎)란?

흑노호(Kadsura coccinea·사진)는 오미자과에 속하는 약용작물로서 오미자와 유사하며 관목성 상록수로서 대만 일본 중국에서는 오미자 대체 생약제로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Li et al., 2012; Yang et al., 2020) 흑노호는 4~6월에 꽃이 피고, 7~11월에 적색 자주색 계통의 과일을 단다.(Saunders, 1998) 과일은 비타민C, 비타민 E 및 아미노산 등이 풍부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 재배되고 있는 흑노호는 중국에서 수입한 종자를 실생번식으로 번식시키고 있으나 발아율과 입묘율이 낮아서 농가에서 재배 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흑노호는 다양한 생리활성이 잘 알려진 주요한 약용작물이며, 과일의 특이성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새로운 소득 작물로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종자번식을 이용한 실생번식이 거의 보고되지 않았다.(제병일 전중석 강점순 최영환,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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