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정체성 혼란? 열등감? 판타지? 정유정 범행동기 미스터리

전문가도 ‘진짜 원인’ 시각차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3-06-04 19:46:06
  •  |   본지 10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5년간 직업 없이 조부와 생활
- 피해자 금품 아닌 옷가지 챙겨

- “온·오프라인 모습 괴리 때문”
- “은둔형 외톨이 양상과 달라”
- 범죄심리학자간 분석 엇갈려

- 檢, 이례적 전담수사팀 편성

과외 앱을 통해 처음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정유정(23)의 범행 동기에 수사기관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또래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지난 2일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전민철 기자
4일 부산지검은 ‘부산 또래 살인 사건’을 지난 2일 송치받아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송영인) 소속 3개 검사실로 구성된 전담수사팀을 편성한다고 밝혔다. 부산지검은 “범행 동기를 포함한 사건의 실체를 명백히 밝혀 죄에 상응하는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례적으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하는 데는 ‘범행의 진짜 동기’를 밝히기 위한 사전 작업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정 씨는 지난 1일 경찰 조사에서 “TV 프로그램 등을 보고 ‘살인 호기심’이 생겨서 범행했다”고 진술했지만, 단순한 호기심이 실제적인 살인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정 씨가 왜 피해자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는지 등에 대한 정확한 이유도 밝혀지지 않아 이에 대한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형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정확하고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밝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전문가의 시각에도 차이가 있다. 경기대 이수정(범죄심리학과) 교수는 국제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정 씨의 범행은 코로나19 이후 심각해진 온라인·오프라인 정체성의 괴리가 근본적 원인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상의 정체성이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과 반대로, 현실의 모습이 온라인의 모습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오는 박탈감이 깔려있다는 뜻이다. 경찰수사결과 정 씨는 지난달 26일 범행 이후 금품이 아닌 피해자의 옷을 챙겨 현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 씨가 유년기를 보낸 가정 환경이 범행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경기대 공정식(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살인 호기심’을 범행 원인으로 자백하는 모습은 청소년기의 특징”이라며 “정 씨는 성인이지만 청소년기 가정 환경의 영향으로 심리상태는 성인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 씨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약 5년 동안 별다른 직장도 가지지 못한 채 기초생활수급자인 할아버지와 함께 생활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따로 생활 중인 아버지에게서 용돈을 조금씩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백석대 김상균(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살인 판타지와 어려운 가정환경을 원인으로 짚었다. 그는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란 피의자의 열등감과 피해의식·사회에 대한 분노가 ‘살인 판타지’로 발현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범죄 관련 콘텐츠를 접하며 이 판타지가 강화됐고, 결국 충동을 참기 힘든 정도로 판타지에 사로잡혔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씨의 교우관계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를 ‘은둔형 외톨이’로 규정하는 일각의 시각은 잘못된 접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은둔형 외톨이의 경우 타인과의 대면을 두려워하고, 스스로를 책망하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정 씨의 모습과는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부산연구원 박주홍(정신건강 및 은둔형 외톨이 분야 연구) 연구위원은 “보도에 따르면 정 씨는 범죄 프로그램을 좋아했다고 하는데, 특정한 사물에 ‘관심’을 쏟는다는 것도 은둔형 외톨이와의 차이점”이라며 “지금까지 사례로 미뤄볼 때 은둔형 외톨이가 범죄를 저지른다면, 정 씨처럼 사전 계획을 세우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세계 최대 규모 ‘아르떼뮤지엄’ 영도에 문 열었다
  2. 2“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3. 3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4. 4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5. 5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6. 6소설로 써내려간 사부곡…‘광기의 시대’ 부산을 투영하다
  7. 7“한국전쟁 후 가장 많은 이단·사이비 생겨난 부산…안전장치로 피해 막아야”
  8. 8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9. 9[기고] 허치슨터미널, 우리나라 1호 기록에 도전하다
  10. 10해바라기와 함께 찰칵
  1. 1韓 ‘폭로전’사과에도 발칵 뒤집힌 與…‘자폭 전대’ 후폭풍
  2. 2과기부 장관 후보에 유상임 교수…민주평통 사무처장엔 태영호(종합)
  3. 3이재명 “전쟁 같은 정치서 역할할 것” 김두관 “李, 지선공천 위해 연임하나”
  4. 4채상병 1주기…與 “신속수사 촉구” vs 野 “특검법 꼭 관철”
  5. 5[속보] 군, 대북 확성기 가동…북 오물풍선 살포 맞대응
  6. 6“에어부산 분리매각, 합병에 악영향 없다” 법률 자문 나와
  7. 7우원식 “2026년 개헌 국민투표하자” 尹에 대화 제안
  8. 8이재성 '유튜브 소통' 변성완 '盧정신 계승' 최택용 '친명 띄우기' 박성현 '민생 우선'
  9. 9이승우 부산시의원 대표 발의 '이차전지 육성 조례안' 상임위 통과
  10. 10與 “입법 횡포” 野 “거부권 남발”…제헌절 ‘헌법파괴’ 공방
  1. 1“전기차 반등은 온다” 지역 부품업체 뚝심 경영
  2. 2르노 그랑 콜레오스 3495만 원부터…내달 친환경 인증 뒤 9월 인도 시작
  3. 3반도체·자동차 ‘수출 쏠림’…부산기업 71% “올해 수출 약세”
  4. 4청약통장 찬밥? 부산 가입자 급감
  5. 5“전기차 2~3년 내 수요 증가로 전환” 공격적 투자 지속키로
  6. 6전단지로 홍보, 쇼핑카트 기증…이마트도 전통시장 상생
  7. 7체코 뚫은 K-원전…동남권 원전 생태계 활력 기대감(종합)
  8. 8부산시-KDB넥스트원 협업…스타트업 5곳 사업자금 지원
  9. 9원전산업 유럽 진출 교두보…일감부족 부울경 기자재 낙수효과 전망
  10. 10“부산라이즈센터, 지자체·대학·산업체 소통 최우선”
  1. 1지역 새마을금고 부실대출 의혹…檢, 1년 넘게 기소 저울질
  2. 2종부세 수술로 세수타격 구·군 “지방소비세율 높여 보전을”
  3. 3부산 단설유치원 ‘저녁돌봄’ 전면도입
  4. 4해운대구서 사고 후 벤츠 두고 떠난 40대 자수
  5. 5오늘의 날씨- 2024년 7월 19일
  6. 6[속보]부산 해운대서 6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상가로 돌진
  7. 7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8. 8[뭐라노-이거아나] 사이버렉카
  9. 9부산·울산·경남 늦은 오후까지 비…예상 강수량 30∼80㎜
  10. 10“동성부부 배우자도 건보 피부양자 등록” 대법, 권리 첫 인정
  1. 1동의대 문왕식 감독 부임 첫 해부터 헹가래
  2. 2허미미·김민종, 한국 유도 12년 만에 금 메친다
  3. 3“팬들은 프로다운 부산 아이파크를 원합니다”
  4. 4마산제일여고 이효송 국제 골프대회 우승
  5. 5파리 ‘완전히 개방된 대회’ 모토…40개국 경찰이 치안 유지
  6. 6손캡 “난 네 곁에 있어” 황희찬 응원
  7. 7투타서 훨훨 나는 승리 수호신…롯데 용병처럼
  8. 8음바페 8만 명 환호 받으며 레알 입단
  9. 9문체부 ‘홍 감독 선임’ 조사 예고…축구협회 반발
  10. 10결승 투런포 두란, MLB ‘별중의 별’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음식 섭취 어려워 죽으로 연명…치아 치료비 절실
집단수용 디아스포라
쓰레기 더미서도 살려했지만…국가는 인간 될 기회 뺏었다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