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때보다 장사 더 안된다”
- 일본산 꼼장어 줄이는 등 애써
- 시민단체, 市 피해책 촉구 성명
- 시찰단 24일까지 후쿠시마 점검
일본 정부가 예고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을 불과 수개월 앞둔 상황에서 부산지역 수산업 종사자들의 생계 불안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전국 어업인 1000여 명은 최근 서울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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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부산 수영구 민락동의 한 횟집 모습.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23일 오전 부산 수영구 민락동 횟집 일대. 1층 판매장 상인들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결정에 관해 어두운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10년 동안 횟집을 운영해 온 A(60대) 씨는 “올해 초 오염수 방출 결정 이후부터 손님이 줄어든 걸 체감한다. 평일에는 횟집 10곳 중 마수걸이가 다섯 집이 안 돼 코로나 때보다 장사가 더 안된다고 서로 한탄한다”며 “장마철 지나고 일본이 오염수를 방출하면 소비자 인식이 더 나빠질 텐데 횟감이 팔리기나 할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중구 자갈치시장에서는 올 초부터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대폭 줄이는 등 오염수 방출로 인한 매출 급감을 막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원전 오염수 문제로 일본산 비중이 높은 꼼장어 가리비 등의 수입을 대폭 줄였다”며 “일본산 수산물은 전체 20% 미만이지만, 소비자는 일본산 뿐만 아니라 수산물 자체를 기피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제주특별자치도 연구용역 결과, 오염수 방류 시 수산물 소비 지출은 연간 4483억 원 감소하고 제주 관광 소비지출은 연평균 29%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수산업계 종사자 사이에서는 업종 변경을 고민한다는 말도 나온다. 남구에서 7년째 횟집 두 곳을 운영 중인 신모(48) 씨는 “업계 사람을 만나면 조만간 업종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를 나눈다”며 “정부가 나서서 결사반대해도 부족할 판에 원전 방류 시설을 눈으로만 보고 온다는 건 말도 안 된다”고 답답해했다.
부산은 해양수산 중심 도시로 전국 수산물 유통량의 45.7%가 유통되고, 수산물 가공량의 27%가 생산되고 있다. 부산시 해양산업조사에 따르면 어업 종사자는 2만3800여 명이며, 4 만여 명이 해양관광시설 인근에서 음식점과 숙박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시의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부산시민운동단체연대는 최근 성명을 내고 “지역 수산업계 피해 예상치는 측정조차 할 수 없는 상황으로 시는 정부 대책만 기다려선 안된다. 국제사회 공조를 통해 방류 저지에 앞장서고 수산업계 피해 최소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 어업인 1000여 명(주최 측 추산)은 지난 20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앞에서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행동의 날’ 집회를 열고 “정부가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지역 어촌계 어부와 해녀 150여 명은 지난 22일 제주시 도두항에서 ‘오염수 방류 철회’ 촉구 선상 시위를 벌였다.
이런 가운데 한국 시찰단은 24일까지 이틀 동안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 원전을 방문해 오염수 처리 시설을 둘러본다. 노무라 데쓰로 농림수산상은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시찰은 처리수(후쿠시마 오염수) 조사가 중심이라고 들었지만 그것에 더해 수입제한 해제도 부탁하고 싶다”며 사실상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금지 해제를 압박하고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