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맛이 뛰어난 대형종으로 상품성이 높은 토종 가리비인 ‘국자가리비’의 인공종자 생산에 성공했다. 1980년대 이후 자원량이 급감한 국자가리비를 대량생산하는 양식산업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국자가리비 모패. 경남도 제공

경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토종 가리비인 국자가리비의 인공종자 1000마리(0.7~1cm/마리)의 생산에 성공했다고 23일 밝혔다.

국자가리비(Pecten albicans)는 암수한몸이다. 한쪽 면이 굵은 부채 모양의 방사늑을 가지며 다른 면은 국자처럼 움푹 파여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경남 일대에서는 부채조개라고도 불리며 단맛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현재 주요 양식품종인 홍가리비(해만가리비)와 달리 3년 이상 성장하는 다년생이다. 크기도 8~12㎝에 이르는 대형종이다.

국자가리비는 1980년대 일본 문헌에서 일부 언급됐지만 양식 방법이나 정확한 생리·생태에 관한 자료가 거의 없다. 경남 해안가에 조개무지가 발견되는 것으로 보아서 1980년대까지도 상당히 많은 자원량이 있었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현재는 양식 연구에 필요한 어미 가리비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자원량이 급감했다.

국자가리비 치패. 경남도 제공

수산자원연구소는 국자가리비가 상품성과 생산성이 뛰어나서 외래종인 해만가리비(미국산)만큼 양식 대상종으로 충분한 경쟁력을 가졌다고 판단했다. 특히 올해 봄에 가격 하락과 판매 부진으로 가리비 양식어업인들의 걱정거리가 된 홍가리비 대체품종으로서의 가치도 높게 평가했다. 홍가리비는 단년생으로 4월 산란 후 대부분 폐사해 매년 봄철 폐사 전 홍수 출하가 반복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수산자원연구소 연구사들은 직접 잠수해 지난 1월 통영 앞바다에서 국자가리비 모패를 탐색했다. 그 결과 12마리의 국자가리비 모패를 확보하고 산란을 유도해 수정란과 유생을 확보했다. 연구를 거듭한 결과 5월 현재 각장 0.7~1㎝ 크기 치패 1000마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경상남도 수산자원연구소는 앞으로 내년까지 모패 확보와 치패 사육방법에 대한 기초 생리·생태연구에 집중하고, 2025년부터 올해 생산한 치패를 모패로 활용해 대량생산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27년부터는 종자 대량 생산 체계를 구축해 어업인들에게 분양하고 양성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이화연 해양수산연구사는 “국자가리비 모패 확보부터 치패 생산까지 모두 처음 시작하는 연구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생산한 치패를 잘 키워서 2025년에는 본격적인 대량생산 연구로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