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협화음 노출하다 잠정 미뤄
- 부산시, 일방적 발표에 당혹감
- 시작 전부터 파열음…폐기 우려
부산시와 경남도 간의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엇박자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행정통합을 위한 부산시민과 경남도민 대상 여론조사 시기를 하반기로 늦출 가능성을 시사(국제신문 지난 19일 자 2면 보도)한 데 이어 경남도가 ‘부산-경남 행정통합 3차 토론회’를 잠정 연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부산시는 양측이 서로 협의하지 않은 내용이 일방적으로 발표되는 데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이처럼 행정통합 논의가 혼선을 빚자 출범까지 했다가 무산된 특별연합(메가시티)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
| 지난해 10월 부산시청에서 부울경 시장·도지사가 특별연합 대신 초광역 경제동맹 출범과 부산 경남 행정통합 추진 등에 합의한 뒤 박형준 부산시장, 김두겸 울산시장,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손을 맞잡고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국제신문DB |
경남도는 오는 26일 진주시 진주지식산업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산-경남 행정통합 제3차 토론회를 잠정적으로 연기한다고 지난 19일 발표했다. 경남도는 앞서 1, 2차 토론회를 거치면서 통합모델 제시 없는 찬반 토론만으로는 행정통합을 통해 일반 주민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장단점을 알기 어렵고 이런 상황에서 부산과 경남 양측 시·도민의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외부의 지적을 받아들여 3차 토론회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남도는 조속한 시일 내 부산시와 행정통합 모델 마련과 토론회, 여론조사를 포함한 전반적 추진 방식과 일정을 협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시와 경남도가 함께 진행하는 행정통합 토론회의 연기 여부를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상태에서 발표해 혼란을 일으킨다.
부산시는 경남도가 별도의 협의 없이 토론회 일정을 미뤄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21일 부산시 관계자는 “경남도가 토론회 일정 연기 보도자료를 먼저 내보냈고, 부산시에 별다른 연락도 없었다”며 “우선 이 상황에 대해 내부 논의를 거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박 도지사가 역시 사전에 조율하지 않은 ‘행정통합 여론조사 하반기 연기’ 가능성을 밝혀 부산과의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박 도지사는 “행정통합은 철저히 도민의 의견에 따라 진행할 것이며 경남이 서두를 이유가 없다”면서 “지역 갈등이나 행정 낭비를 없애기 위해 상반기에 여론조사를 하려고 했는데 도민에게 내용을 알릴 시간적 여유가 필요해 여론조사를 하반기로 미루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부산시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내용”이라며 예정대로 일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경남도의 의사를 받아들여 상반기 세 차례 토론회와 두 차례 여론조사를 하기로 합의했는데 일정을 갑자기 바꾸는 것은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두 지자체가 합의해 진행하기로 한 것은 예정대로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경남도의 일방적인 토론회 연기 발표가 나오면서 행정통합의 출발부터 삐걱대는 모양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2018년 6월 상생협약을 체결하며 5개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기로 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2019년 부울경상생발전협의회가 구성된 데 이어 당시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부울경 메가시티를 제시한 뒤 2020년부터 본격적인 특별연합 논의가 진행됐다. 그 결과 지난해 4월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을 행정안전부가 승인 고시해 특별연합이 출범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박 도지사가 “실익이 없다”며 일방적으로 메가시티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10월 부울경 시장·도지사가 특별연합 대신 초광역 경제동맹을 출범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개로 부산과 경남은 행정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2018년 부울경 상생협력 논의가 처음 시작될 때 부울경 3개 시·도 단체장은 세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다. 이후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에 이어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이 취임한 2021년 4월 이후에도 부울경 특별연합 논의는 차질 없이 진행됐다. 같은 해 7월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직을 잃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현재는 같은 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 논의에서 수시로 불협화음이 터져 나오는 실정이다. 사전 논의 과정에서 손발이 맞지 않는 모습이 자주 표출되면서 앞으로 부산시와 경남도가 이견을 좁혀 행정통합 실현에 다가갈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특별연합 행정통합 추진 일정 |
2018년 6월 |
부울경 상생협약 체결 |
2019년 3월 |
부울경 상생발전협의회 구성 |
2019년 12월 |
김경수 경남도지사 부울경 메가시티 제시 제5차 국토종합계획에 특별연합 근거 마련 |
2021년 1월 |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부울경 광역특별연합 설치 근거 마련 |
2022년 4월 |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안 부울경 시·도의회 통과, 행정안전부 승인 |
2022년 8월 |
울산시, 포항·경주시와 해오름연합시 제안 |
2022년10월 |
부울경 시도지사 특별연합 무산 선언 초광역 경제동맹과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 합의 |
2022년 12월 |
경남도의회·울산시의회 특별연합규약 폐지안 통과 |
2023년 2월 |
부산시의회 특별연합규약 폐지안 통과 |
2023년 4월27일 |
부산-경남 행정통합 1차 토론회 |
2023년 5월15일 |
부산-경남 행정통합 2차 토론회 |
2023년 5월19일 |
경남도, 3차 토론회 잠정 연기 발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