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공사 현장에서 고층용 작업대가 탈락해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엘시티 발판 추락사고’(국제신문 2018년 3월 3일 자 1면 등 보도)로 재판에 넘겨진 포스코건설 등의 형량이 확정됐다.

부산 해운대 엘시티 공사장에서 추락사고로 숨진 희생자 유족들이 구조물이 추락한 현장을 둘러보고 오열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대법원 1부는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포스코건설 선임 현장소장 A 씨 등 7명에 대해 상고 기각 판결을 내려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 소장 등은 2018년 3월 2일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A동 55~56층에서 커튼 월(유리 외벽) 설치 작업 중 노동자들이 추락해 4명이 죽고 6명이 다친 사고와 관련해 안전 의무를 저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는 이 사고 전후로 고용노동부 부산동부지청장 등에게 6차례에 걸쳐 403만750원 규모의 향응을 제공한 혐의(뇌물공여)도 받았다.

　피고인들은 사건 당시 공사를 맡은 시공사와 1·2차 하도급업체의 직원이다. 이들이 속한 회사 3곳 또한 함께 재판을 받았다. 사고 당시 노동자 3명은 커튼 월을 설치하는 데 필요한 고층용 작업대(PCS-C)를 위층으로 올리고 있었다. 그러다 발을 딛고 있던 작업대가 벽면에서 떨어지면서 201ｍ 아래로 추락했다. 지상에서 콘크리트 펌프기에 레미콘을 넣던 다른 노동자도 떨어진 작업대에 맞아 숨졌다. 숨진 노동자들은 하도급업체 직원이었다.

　PCS-C는 콘크리트 벽에 묻힌 앵커(고정대)에 발판을 연결해 받치는 식으로 설계된다. 무게를 지탱하는 앵커는 고깔 모양 ‘클라이밍 콘’과 철근 모양 ‘타이로드’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당시 작업에는 계획상 길이 300㎜ 타이로드를 쓰기로 돼 있었으나 실제로는 150, 180㎜ 타이로드가 임의로 공급됐다. 이를 몰랐던 노동자들은 타이로드를 클라이밍 콘에 최소 55㎜ 밀어 넣어야 하는데도 10.4~12.4㎜만 연결했다. 현장 책임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방치하거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 결국 작업대는 무게를 견디지 못해 떨어졌다.

　2020년 2월 열린 1심 선고에서 A 씨에게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이 판결됐다. 커튼 월 시공사 현장소장 B 씨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 PCS-C 납품업체 소속 직원 2명에겐 금고 8개월 집행유예 1년이 나왔다. 포스코건설 건축소 직원 3명과 커튼 월 시공사 총괄소장, 감리회사 총괄감리원에게는 벌금 700만 원, 커튼 월 시공사 현장소장(B동)에게는 벌금 500만 원이 떨어졌다. 회사들에 대해서는 포스코건설이 벌금 1000만 원, 커튼 월 시공사가 벌금 1500만 원, PSC-S 납품업체는 무죄가 선고됐다.

　지난해 2월 진행된 항소심에서는 포스코건설의 벌금을 2000만 원으로 높아졌다. 1심에서는 포스코건설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혐의가 무죄로 판단됐는데, 2심에서는 유죄로 인정됐다. 당시 포스코건설은 부산고용노동청 특별감독에서 124건의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안전조처 미이행 사실이 적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