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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40분 원정목욕 설움…노후주택지 남구 문현2동

부산 사라지는 동네목욕탕 … 취약층 고충 호소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5-17 19:44:12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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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개발로 지역 유일 업소 폐업
- 고령주민, 차도 건너 목욕 다녀
- 공동샤워장 설치 등 대책 필요

부산 남구 문현2동의 유일한 대중 목욕탕이 재개발 흐름에 밀려 문을 닫았다. 이 동네는 샤워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노후 주택 밀집 지역으로, 대부분 70, 80대 고령층인 주민은 목욕탕 폐업으로 왕복 10차로 대로를 건너 ‘원정 목욕’에 나서고 있다.

17일 부산 남구 문현동 쪽방촌 모습. 좁은 골목길 사이로 낡은 건물이 들어서 낮에도 어둡다. 국제신문DB
부산 남구의회 백석민(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제318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문현2동 공동 샤워장 설치를 촉구하는 자유발언을 했다.

문현2동은 한가운데는 금융도시의 상징인 국제금융센터가 있지만, 길 하나만 건너면 50~60년 된 노후 주택이 즐비하다. 이곳 집은 방 하나에 작은 주방이 딸려 있어 목욕은 현실적으로 힘든 구조다. 주거 환경이 열악해 남구 전체 공용 화장실 50%(16개)가 몰려 있을 정도다. 주민은 유일한 대중목욕탕인 ‘삼성탕’을 애용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70, 80대 고령층인 이곳 주민은 ‘원정 목욕’을 다니고 있다. 동네에 유일한 대중 목욕탕이 재개발 흐름 속에 영업을 종료했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동구 목욕탕에 가려면 성인 걸음으로 최소 40분 이상 걸어야 하며, 왕복 10차로 횡단보도 2개를 건너야 해 여간 고역이 아니다.

김유창(66) 통장은 “동네 어르신이 보행기를 끌고 왕복 10차로 횡단보도를 건너 간신히 목욕탕에 다닌다. 지금은 날이 따뜻해서 집에서 대충 씻을 수 있지만, 추워지면 공중목욕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동네 목욕탕은 점차 사라지는 추세다. 부산 목욕장업 등록 업체 수는 2011년 1150개에서 2022년 733개로 11년 새 36% 급감했다. 코로나19 유행 3년 동안 약 100개가 사라졌고, 재개발 예정 지역에서는 폐업이 부지기수다. 인근 우암동 소막마을도 하나 있던 동네 목욕탕이 재개발로 사라지자 2020년 주민공동체센터에 샤워장을 조성해 운영 중이다. 백 의원은 “재개발 사업 이면에는 기본적인 삶의 질조차 충족하지 못하고 사는 주민이 많다. 공공샤워장을 마련해 고령층 주민의 불편을 덜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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