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80대 노모를 홀로 돌보던 중 폭행해 숨지게 한 4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17일 부산지법 형사6부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1월 9일 부산 동래구 주거지에서 80대 노모 B 씨의 얼굴과 머리를 수차례 폭행한 뒤 방치해 지난 1월 13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A 씨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B 씨와 단둘이 생활했다. 이후 B 씨가 뇌경색과 치매를 앓았고 A 씨는 이런 B 씨를 수년간 홀로 돌봐왔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B 씨의 건강이 급격히 악화해 혼자 대소변도 가리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범행 당일인 지난 1월 9일 B 씨의 식사를 챙겨주려던 A 씨는 B 씨가 계속 고개를 돌리며 식사를 거부하자 얼굴, 양팔, 어깨를 수회 때렸다. A 씨는 B 씨의 얼굴에서 멍을 발견한 뒤 간병을 위해 이틀 뒤 직장에 휴가를 냈다. 13일에는 B 씨의 의식과 호흡이 없는 것을 발견하고 119에 신고했으나 B 씨는 결국 다발성 뇌출혈 등으로 사망했다.

A 씨는 노모의 얼굴을 살짝 건드렸을 뿐이라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검 결과 머리와 얼굴에 다수 상해가 보이고 병적 출혈이 아닌 외상성 급성 출혈로 보인다는 소견이 나왔기 때문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반성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고등학생 때부터 피해자와 단둘이 살았고 오랜 기간 병수발을 들었다. 스트레스 누적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게된 것으로 보인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