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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외롭지 않게…부산도 5·18 참상 알렸다

부림사건 피해자 송병곤 씨, 43년 전 청년들 행보 증언

서면·남포동서 유인물 배포…“할 수 있는 행동 했다” 회고

  • 박주현 기자 qkrwngus30@kookje.co.kr
  •  |   입력 : 2023-05-16 20:4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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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월 24일 23세의 청년이 ‘광주 애국시민 학생들을 학살한 자들을 처단하자’ ‘전두환을 타도하자’는 유인물 한 뭉치를 손에 들고 부산 서면 거리로 나섰다. 그는 영화 ‘변호인’의 돼지국밥집 아들로 알려진 송병곤(66·사진) 씨였다. 송 씨는 부림사건 피해자로 알려져 있지만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부산시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한 것도 16일 국제신문 취재로 밝혀졌다.

김재규(76) 전 부산민주항쟁기념사업회 이사장을 중심으로 뭉친 청년들은 5·18이 일어난 지 6일 만에 광주 상황을 담은 유인물을 서면 일대에 뿌렸다. 송 씨는 취재진을 만나 43년 전 기억을 더듬으며 광주를 향해 “부채의식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에서 커다란 시위를 펼치는 게 맞지만 그럴 순 없었기에 유인물이라도 뿌렸다. 할 수 있는 행동이라도 한 것”이라고 회고했다. 다만 5·18광주를 향해 “당신들은 고립된 섬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5·18 광주가 폭력을 당할 때 연대한 이들이 더 있었다는 뜻이다.

송 씨가 유인물을 뿌리기 앞서 5월 19일 부산대 지하서클 ‘사랑공화국’ 회원들이 남포동 일대에서 신군부 쿠데타를 비판하는 유인물을 뿌렸다. 송 씨 역시 사랑공화국 소속이었다. 그는 남포동 유인물 살포에 참여했다 체포된 동료들을 챙겨주는 역할도 맡았다.
신종권 씨가 1980년 계엄법 위반으로 실형을 받은 피해자들의 재심 관련 국제신문 기사를 보고 있다. 박주현 기자
그러다 계엄합동수사단의 포위망이 좁혀왔다. 송 씨는 “집 가다 모르는 할머니가 붙잡았다. 할머니가 ‘니가 병곤이가? 너희 엄마가 얘기하는데 집으로 오지 말라더라’고 하자 아차 싶었다”면서 “수사관을 피해 다른 곳에 머물렀다”고 말했다. 도망친 그는 김 전 이사장을 만나 광주 상황을 보도한 당시 외신 기사를 보았고 15~20일 광주에 머문 이병철(75) 가톨릭농민회 사무국장에게서 진상을 들었다.

송 씨는 이어 같은 달 24일 오후 8시께 서면 천우장에서 유인물을 뿌렸다. 그는 “건물 4층쯤에서 창문을 열었다. 겁이 났는지 종이를 뿌리지 않고 묶음으로 확 내던졌다. 유인물이 확 펴지지 않아 아쉬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송 씨는 “광주는 끝까지 저항했다”면서 “계속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신문은 부산에서 김 전 이사장 중심의 청년 모임 외에도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알리려 했던 다수의 청년이 더 있었음을 확인했다. 5·18 43주년을 맞아 송 씨 외에도 총 6명의 관련자를 인터뷰해 당시의 상황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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