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송정동에서 무자본 갭투자로 오피스텔을 지은 뒤 보증금과 담보금 27억 원을 가로챈 건축주가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 해운대경찰서 전경. 국제신문 DB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50대) 씨를 구속해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또 A 씨에게 명의를 빌려준 방조범 2명과 임대차계약을 주선한 공인중개사 2명을 불구속 입건돼 함께 검찰로 넘어갔다.

A 씨는 2020년 4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임차인의 보증금을 떼먹거나 오피스텔을 담보로 빌린 돈을 갚지 않는 등 27명으로부터 27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기 자본 없이 해운대구 송정동에 오피스텔 2개 동(72호실)을 세웠다. 해당 건물의 등기상 소유자는 그에게 돈을 빌려준 신탁사 등이다. 그런데도 A 씨는 신탁사의 동의 없이 임대차인을 모집해 무권리 임대차 계약을 맺었다. 이런 방식으로 A 씨는 임차인 20명에게서 보증금 8억7000만 원을 받아냈다.

그는 또 자신의 오피스텔을 담보로 7명으로부터 19억여 원을 빌렸다. A 씨는 본인 오피스텔에 근저당을 설정하면 자신이 돈을 갚지 못하더라도 건물을 경매에 넘겨 이득을 볼 수 있다고 이들을 꼬드겼다.

한편 피해 임챠인들에게 해당 오피스텔을 소개한 공인중개사들은 A 씨에게 임대차계약을 맺을 권리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거래를 주선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무자본 갭투자용으로 건물을 지은 뒤 보증금 등을 받아내 돈을 굴리려 했으나 마땅한 이익이 남지 않으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게 됐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