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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민하지마” 학폭 예방 동영상 찍은 피해자

고3 전교회장 당선 뒤 폭력피해, 경관 면담·격려로 자존감 회복

  • 박수빈 기자 sue922@kookje.co.kr
  •  |   입력 : 2023-05-02 19:15:5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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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진학 뒤 홍보영상 선뜻 출연
- “학폭은 피해자의 잘못 아니다”

부산지역 고등학교 재학 중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한 학생이 학교전담경찰관(SPO)의 도움으로 피해 상처를 극복하고 SPO와 함께 학폭 예방에 앞장서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 관계자가 2일 한 고교 교실에서 학생들이 학교폭력 예방 프로젝트 동영상을 보고 있다. 영상은 학교 폭력 피해자가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피해 학생에게 희망을 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금정경찰서 제공
부산 금정경찰서는 2일 한 고교에서 ‘학교폭력(극복)을 위한 희망 메시지’ 홍보영상으로 학교폭력예방교육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2분20초 분량의 이 영상은 예전 학폭 피해자였던 A(여·22) 씨가 자신과 같은 입장에 처한 피해 학생에게 힘이 되고 싶다며 지원해 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대학생이 된 A 씨가 담당 SPO였던 김성헌 경위에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해 경찰서를 찾아 가면서 시작됐다. 영상에서 A 씨는 학교폭력을 당하며 느꼈던 감정을 공유하고, 학교폭력은 피해자의 잘못이 아니며 혼자서 고민하고 힘들어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힘들 때 주변 어른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라고도 당부했다.

A 씨는 고교 3년 수험기간을 학폭에 시달리며 보냈다. 전교 회장으로 당선될 만큼 교우관계가 좋았지만, ‘여학생이 전교 회장을 맡아 재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한다. 일부 학생은 A 씨가 복도를 지나갈 때마다 정수기 물통을 걷어차며 위협했고, SNS 계정에는 익명으로 A 씨를 인신공격하는 댓글이 여러 차례 달리기도 했다. 사이버폭력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A 씨는 급격히 자존감이 떨어졌고, 하루 종일 불안증세를 보이는 등 평범한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괴롭힘이 극심한 날에는 극단적 선택까지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명확하게 징계 수준의 가해사실을 확인하거나 사이버폭력의 가해자를 특정할 수 없었던 학교는 A 씨를 위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할 뿐이었다. 당시 한 교사의 연계로 A 씨와 인연을 맺은 김 경위는 수능을 앞둔 100일 전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단독 면담을 하며 A 씨의 고민을 들어주고, 어떻게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는지 얘기하며 격려했다. 힘을 얻은 A 씨는 가까스로 학폭 피해를 극복하고, 대학 진학에도 성공했다.

코로나19로부터 일상 회복이 본격화하면서 학교폭력도 증가 추세다. 부산시교육청의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은 2020년 0.8%, 2021년 0.9%였으나 지난해 1.7%로 급증했다. 그러나 피해 사실을 117신고센터나 SPO에 알린 비율은 3.4%에 그쳤다.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은 비율도 9.1%나 됐다.

김 경위는 “SPO는 전국 초중고에 배치돼 수시로 학교를 찾아가고 있다. 경찰은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도움을 줄 수 있으니 언제든 필요할 때 찾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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