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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레이트 지붕교체 자부담 커 주민 기피…석면 시한폭탄

부산 2만여 동… 대다수 30년 넘겨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4-30 19:39:0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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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근 주민에게도 질환 유발 위험
- 개량비 최대 700만 원 집주인 몫
- 부산진구 4375동 최다 분포인데
- 정작 市 관리 밀집구역서 제외돼

악성중피종(암) 등을 유발하는 부산지역 석면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이 2만5000동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개 구·군 중 부산진구에 가장 많았지만, 정작 부산진구는 시가 관리하는 슬레이트 밀집구역에 빠져 있어 지난 14년 동안 진행한 주민건강영향조사로 고작 11명의 석면 질환자만 찾아냈을 뿐이다. 특히 석면이 10~15% 들어간 슬레이트 지붕은 내구연한인 30년이 넘으면 노후화로 인해 주민 건강을 심각히 위협, 제거가 급선무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석면 지붕 교체 사업 때문에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노후 슬레이트 지붕 모습. 국제신문DB
30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는 올해 약 900개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 또는 교체할 계획이다. 부산 슬레이트 지붕 실태 현황 조사(2021년)를 보면, 부산 전체에 2만5515개의 슬레이트 지붕이 있고 주택 지붕이 전체의 86%(2만2120동)를 차지한다. 나머지는 ▷창고 3.4%(871동) ▷공장 2.7%(684동) ▷축사 0.6%(164동) 등이다. 시는 지난해 약 500동의 석면 지붕을 제거하는 등 2012년부터 지금까지 1만2682개의 지붕을 철거했다.

슬레이트 지붕은 석면이 10~15% 들어간 대표적인 고함량 석면 건축자재다. 내구연한 30년이 지나면 석면 가루가 공기 중으로 흩어져 거주자는 물론 인근 주민에 석면 질환을 유발할 위험성이 커진다. 부산 지역은 1960~1970년대 구하기 쉽고 값싼 석면 슬레이트를 많이 사용해 현재 대다수 지붕이 내구연한을 넘긴 것으로 추정된다.

슬레이트 지붕 건축물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체 4375동(주택 3924동)이 있는 부산진구다. 이어 ▷남구 3005동(주택 2820동) ▷영도구 2838동(2577동) ▷사하구 2526동(주택 2271동) 순이다. 통계만 보면, 환경성 석면 피해 인정자가 부산 남구 영도구 사하구 등에 이어 부산진구가 많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부산진구는 시가 관리하는 11개 슬레이트 밀집구역에서 제외돼 있다. 이 때문에 시가 14년 동안 주민건강영향조사 방문 검진 구역에서 빠져 그간 석면 피해 인정자 785명 가운데 부산진구는 고작 11명만 포함돼 있다.

이와 함께 시와 환경부가 2012년부터 진행하는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개량 지원 사업이 현실과 동떨어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환경부는 올해 철거비 지원 한도를 동당 352만 원에서 700만 원까지 확대하고 개량 사업에 약 300만 원을 지원한다. 석면 지붕을 없애지 않은 집 중 실거주하는 가구는 철거 대신 지붕을 다시 씌우는 개량 사업을 선호하지만, 자부담비로 500만~700만 원이 더 들어가야 해 개량에 소극적이다. 또 전체 중 43%(1만1023동)가 무허가인 데다, 슬레이트 지붕이 방치된 빈집은 명확한 현황 자료조차 없어 ‘석면 시한폭탄’ 제거에 애를 먹고 있다.

시 관계자는 “취약계층은 개량비를 추가 지원하지만, 개량 신청 시 자부담 발생 금액을 듣고 10명 중 3명은 취소하고 있다. 낮은 개량비로는 오랜 시간 제거하지 않은 이들을 설득하기 어렵다”며 “방치된 무허가 건물이나 빈집은 석면 노출이 우려되는 만큼 석면 지붕만이라도 우선 걷게 해달라고 환경부에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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