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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노동자 폐암 발견 늦어 사망 일쑤” 상시검진 필요성

부산 피해자 폭증 대책 시급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4-26 20:00:15
  •  |   본지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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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 의심 지역민 검진수요 폭발
- 올 예산 줄어 1000명 가능한데
- 벌써 750명 받아 사업진행 비상
- 환자 94% 고령… 접근성 높여야

부산 지역 석면 피해 인정자가 지난해 178명으로 4년 전(78명)보다 128%나 늘어나 역대 최고치를 찍는 등 빠르게 증가(국제신문 25일 자 1·3면 보도 등)하는 가운데, 주민건강영향조사 수요도 폭증해 올해 예산으로 벌써 검진 가능 인원의 75%를 채운 것으로 확인됐다. 본격적인 검진 시작 2개월만에 예산이 거의 소진된 만큼 조기 발견을 통한 중증 진행을 막기 위해서라도 예산 확대는 물론,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를 통한 상시 체계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부산 연제구 옛 제일화학 공장 일대에서 이곳 노동자 출신 석면 피해자들이 석면 가루가 뒤덮여 있던 옛 공장터를 돌아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영훈 기자 hoonkeem@kookje.co.kr
26일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검진 위탁 운영자·보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석면 피해 의심 지역 주민 대상 건강영향조사를 시작해 최근 750명 완료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2억1000만 원)보다 대폭 삭감된 1억6000만 원으로, 시는 최대 1000명을 1차 검진 목표치로 잡았다. 보건센터는 부산 내 석면 피해 의심 지역 전체에 방문 검진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남은 예산으로는 250명 정도만 가능해 충분히 진행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보건센터는 남구 일대 주민 검사 수요가 예상보다 높아 예산이 더욱 빠르게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와 보건센터는 지난달 연제구·동래구 제일화학 인근 주민 70명, 이달 3일 동안 남구 일대 주민 240명을 대상으로 방문 검진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남구 주민 수요가 2배 이상 몰려 750명까지 초과 검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보건센터는 다음 달부터 오는 11월까지 영도구 사상구 사하구 등 부산 전역에서 모두 690명을 검진할 계획이지만 지금 상태로는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여기다 보건센터에서 진행하는 2차 정밀 검진도 130명까지 가능하지만, 이달 기준 70명이 검진을 받았고 현재 50명 이상 예약이 꽉 차 있다. 흉부 X-선 촬영 등의 1차 검진 후 석면질병 소견이 나오더라도 추가로 2차 검진이 이어지기 어려운 실정이다.

보건센터는 부산지역에서 검진버스가 찾아가는 1차 검진 방식이 확대돼 조기에 석면 질환을 발견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면 환자의 93.9%가 60대 이상 고령층임을 고려하면 접근성이 좋은 버스 검진이 질환 발견에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상시 검진이 안 돼 치료의 ‘골든타임’을 놓칠 우려가 크다. 실제 사하구 다대동 한상석면 일대와 서구 암남동 수리조선소 일대 등은 예산의 조기 소진 등의 이유로 최대 5년 동안 방문 검진이 이뤄지지 않기도 했다.

석면 피해자들도 조기 진단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시 검진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제구 제일화학에서 1973년에서 1976년까지 근무했던 손귀남(69) 씨는 지난해 같은 공장 노동자였던 남편을 갑작스레 잃었다. 손 씨는 “남편은 원래 석면폐증 13급 진단을 받았는데 지난해 악성중피종으로 1년 만에 숨졌다. 공장 노동자 중에는 건강하다가 갑자기 악성중피종으로 숨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며 “설마설마 하다가 뒤늦게 검진해 폐암 선고를 받기도 해 신속한 조기진단으로 치료 시간을 벌어야 한다”고 말했다.

보건센터 관계자는 “한정된 예산으로 1차 검진과 2차 검진 중 무엇을 줄이고 늘릴지 양자택일해야 하는 상황이다. 부산 16개 구·군 보건소 상시 검진과 충분한 예산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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