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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석면 피해자, 넷 중 1명이 1960~80년대 옛 남구 거주

총 785명 중 26% 202명, 동국제강 제강소 영향 큰듯

  • 정지윤 기자 stopx@kookje.co.kr
  •  |   입력 : 2023-04-26 20: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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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일화학 있던 ‘석면지역’
- 연제구·동래구는 140명
- “추정 피해자 13%만 검진”

석면 노출에 따른 질환 악성중피종(암) 등을 유발하는 부산지역 석면 피해자 4명 중 1명이 1960~80년대 남구 거주자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석면 피해 지역으로 알려진 연제구·동래구 제일화학 일대가 두 번째로 많았다. 피해자들은 젊은 시절 아무런 정보 없이 들이마셨던 ‘석면 안개’ 때문에 평생 폐질환과 싸우고 있다며 검진 대상을 확대해 조기 치료에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26일 연제구 구 제일화학 공장 일대에서 제일화학 노동자 출신 석면 피해자들이 과거를 회상하며 옛 공장터를 돌아보고 있다. 김영훈 기자
26일 부산시에 따르면 2009년부터 최근까지 석면 피해 의심 지역 주민 2만2806명을 대상으로 건강영향조사를 한 결과, 남구 일대에서 피해 인정자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피해 인정자 785명의 이전 거주지 분포를 보면 ▷남구 202명(26%) ▷연제구 동래구 140명(18%) ▷영도구 99명(13%) ▷사상 87명(11%) 순이다.

양산부산대병원 석면환경보건센터 등 취재를 종합하면, 남구 일대 석면 피해 인정자가 많이 나오게 된 데는 동국제강 부산제강소 영향으로 추정된다. 지역별로 보면 ▷용호·대연동 일대 169명 ▷문현동 돌산마을 29명 등이다. 센터는 슬레이트 밀집 거주 지역인 문현동과 우암동을 제외하면 남구 석면 인정자의 약 84%가 동국제강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한다. 동국제강은 남구 용호동 갯벌 매립지 약 72만㎡(22만여 평) 용지에서 1963~1998년 폐선박 해체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구 주민은 폐선박 엔진, 단열재 등 부품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석면에 장기간 노출됐다고 증언하고 있다. 1980년대 동국제강 500m 인근에서 미역 양식업을 했던 이현두(80·석면폐증 2급) 씨는 “동국제강에서 선박 해제 작업을 하면 바다 일대가 석면 먼지 때문에 한 치 앞이 안 보였다. 배가 쉴새 없이 들어와 용호동 일대에 ‘석면 안개’가 걷힐 틈이 없었다”며 “동네 주민 중에는 50, 60대 비교적 젊은 나이에 폐 질환으로 갑자기 죽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렸다”고 증언했다. 실제 2017년 이후 동국제강 인근에서 김·미역 양식업 종사자 등이 석면 피해 인정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해 인정자가 두 번째로 많이 나온 곳은 연제구 동래구 제일화학 일대다. 석면 방직 공장인 제일화학은 1969년에서 1992년까지 가동됐다. 7년 동안 기계정비공 등으로 일한 박영구(54) 씨는 “공장 내부와 기숙사, 바로 뒤 미나리꽝 전체가 희끄무레한 석면 먼지가 두껍게 내려앉아 있었다”며 “석면 포대 자루 뒤집어쓰고 쪽잠 자고, 새벽 근무 때는 석면 먼지 아래서 라면을 먹었다”고 말했다.

제일화학 석면 피해 노동자 모임 집계에 따르면, 노동자 72명이 30~60대에 숨졌다. 사망 원인은 ▷악성중피종 14명 ▷폐암 15명 ▷석면폐증 15명 ▷폐질환 6명 ▷간암·피부암·흉망 중피종 각 1명 등이었다. 정기 모임에 참석하는 66명도 현재 ▷악성중피종 3명 ▷폐암 3명 ▷난소암 1명 ▷석면폐증 3급(7명) 7급(5명) 11급(4명) 13급(10명) 등 석면 질환을 앓고 있다. 시는 석면질환 피해 가능성이 높은 부산 주민이 최소 18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최소 추정치의 13%만 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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