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물원에서 탈출했다 붙잡힌 얼룩말 ‘세로’에게 연민을 느낀 누리꾼들이 인공지능(AI)을 통해 세로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세로는 부모를 잇달아 잃고 홀로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SNS에서 ‘세로’를 검색하면 나오는 이미지 캡처.

AI 스타트업 라이언로켓은 이미지 생성 워크플로 웹 플랫폼 ‘스포키’ 이용자들이 세로 탈출 소동 하루 만에 1250여 건의 관련 이미지를 만들었다고 27일 밝혔다.

2019년 6월 동물원에서 태어난 수컷 얼룩말 세로는 지난 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우리 주변에 설치된 나무 데크를 부수고 탈출해 차도와 주택가를 돌아다니다 포획됐다.

세로는 부모와 함께 지냈지만 2021년 엄마 ‘루루’에 이어 지난해 아빠 ‘가로’를 잇달아 잃었다. 얼룩말의 평균 수명은 20~25세인데 부모 모두 나이가 20세 안팎이라 노쇠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세로는 축사에서 홀로 지냈다. 부모가 앞서 낳았던 남매 얼룩말은 축사 공간이 부족해 세로가 태어나기 전 모두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세로는 인간으로 치면 사춘기를 막 졸업한 청년 시기다. 부모가 죽고 홀로 지내면서 반항심이 부쩍 심해졌다는 게 동물원의 설명이다. 인근 캥거루 가족이 사는 곳을 기웃거리다가 수컷 캥거루와 한바탕 소동을 치르기도 했다.

세로는 동물원에서 탈출했지만, 마취총에 맞아 3시간 30분 만에 동물원으로 돌아왔다. 의식을 차린 후 전담 수의사와 사육사의 보살핌 아래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티즌은 ‘탈출한 세로의 꿈을 이뤄주자’며 패러디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미지는 세로가 두 발로 우뚝 선 채 거리를 활보하는 모습, 무대 위에서 춤을 추는 모습, 오토바이를 타는 모습 등 다양하다. 이 이미지는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 확산하고 있다.

한편 얼룩말의 동물원 탈출 소동을 계기로 동물권 보호를 위한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강산 서울시의원은 “얼룩말 탈출 사건을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면 안 된다”며 “서울시 차원에서 동물권 보장에 대한 폭넓은 공론화를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는 세로의 모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