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부산 도시철도 일부 역사 내 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가 나란히 있어 지적이 일었다(국제신문 지난해 4월 7일 온라인 보도). 이에 부산교통공사가 위치 조정을 했지만 아직도 근접 설치된 곳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다대포해수욕장역 방면) 승강장엔 미세먼지측정기 바로 옆 공기청정기가 있다. 간격은 72㎝에 불과해 환경부 매뉴얼을 준수하지 못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승강장(다대포해수욕장역 방면)엔 실내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가 가까이 위치해 있다. 박주현 기자

교통공사는 지난해 이에 대해 ‘눈 가리고 아웅’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미세먼지측정기가 공기청정기의 공기 정화 영향으로 역사 내 공기질 모니터링의 결과가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도에서 교통공사 측은 “소화전·비상 휴대용 조명과 같은 각종 시설물을 피해 설치하다 보니 청정기와 측정기가 가깝게 설치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위치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해명했다.

기자가 지난 16일 문제가 된 연산역 승강장을 확인해본 결과 지난해 보도와는 다르게 두 장비의 거리가 다소 멀어 교통공사가 조처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1호선 연산역, 2호선 수영·구남역의 두 장치가 근접 설치된 것으로 확인돼 위치를 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자가 1호선 부전역을 지난 10일과 16일 방문해보니 여전히 두 장비가 나란히 설치돼 있었다. 공기청정기에서 정화된 공기가 강하게 뿜어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측정기는 그 옆에서 미세먼지를 측정하고 있었다. 두 장치의 간격이 72㎝에 불과했다. 교통공사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승강장(다대포해수욕장역 방면)엔 실내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가 가까이 위치해 있다. 기자가 두 장비의 간격을 측정한 결과 72㎝에 불과했다. 박주현 기자

공기청정기의 영향일까. 부전역 승강장은 18일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세제곱미터(㎥)당 18.3 마이크로그램(㎍)으로 초미세먼지농도 ‘좋음’을 기록했다. 지하역사 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0~30까지 좋음 ▷31~50까지는 보통 ▷50 이상은 나쁨이다.

환경부 매뉴얼에 따르면 도시철도 내 미세먼지측정기와 공기청정기를 최대한 떨어뜨려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다. 미세먼지측정기는 공기가 나오고 들어가는 배기구에서 적어도 1ｍ 이상 떨어져야 한다고 돼 있다. 지난해 보도에서 환경부 관계자 역시 “공기청정기 앞에는 이미 정화된 공기가 나와서 미세먼지 밀도가 낮을 수 있다. 정확한 측정값을 내기 위해 최대한 환경 변수가 적은 곳에 설치해야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부산교통공사 관계자는 “두 장비의 간격이 1ｍ 이상이 되지 않는다면 당연히 위치를 조정해야 한다. 확인해서 필요하면 위치를 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부산교통공사는 지난달 부산도시철도 지하역사 승강장의 하루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16.8 (㎍/㎥)으로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부산 도시철도가 전국 6대 도시철도 기록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