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슬펐던 건 어느 정도 임계점이 지나면 제 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게 되더더라고요. 그래서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어요. 나마저도 나한테 돌을 던지게 되는 그런 경험을 하게 돼요. 아마 가해자 애들보다 제가 잘되면 이 모든 것을 잊을 수 있게 되겠죠.”(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A 군)

“가해자한테 진심 어린 사과를 받고 싶어요. 학교폭력심의위원회(이하 학폭위)에서 (가해자가)서면 사과 처분을 받아서 편지 한 장을 받았어요. 그것보단 ‘진심으로 미안했어’라는 말을 듣고 싶어요.”(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B 양)

학교폭력 관련 이미지.

코로나19 이후 학교폭력 피해로 대면 상담을 진행한 청소년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초등학생 상담자 수는 2년 사이 배가량 늘었다.

15일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의 학교폭력피해 청소년 상담현황을 살펴 보면 2020년 1235명에서 지난해 1667명으로 35% 증가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상담자가 큰 폭으로 늘었다. 초등학생 상담자 수는 2020년 217명 2021년 382명 지난해 425명으로 증가했다. 중학생 역시 2020년 561명에서 지난해 786명을 기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관계자는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학교 수업이 간헐적으로 이뤄진 비대면 상황에서도 학교폭력 피해 상담이 지속적으로 늘어났다”며 “앞으로 학교폭력 피해 심리지원에 대한 상담자와 청소년의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이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및 상담자를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한 결과 피해 청소년이 주로 호소하는 문제는 불안·위축이 71명(82.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박·불안(34.9%)와 등교거부(34.9%), 대인기피(31.4%)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은 학교폭력 피해 자녀를 둔 부모를 대상으로 이달부터 집단 상담을 진행해 심리지원을 추진하는 등 학교폭력 피해 청소년 및 부모 대상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