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가칭 ‘부산 민주주의 역사기념관’의 건립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시민 인식 조사를 진행한다. 이 조사를 근거로 시는 역사기념관 내 김영삼(YS) 전 대통령 기념 시설 설치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한다.

1974년 9월 22일 47세의 나이로 최연소 신민당 총재가 된 김영삼 전 대통령. 국제신문 DB

　시는 ‘부산 민주주의 역사기념관’의 건립 관련 시민 인식을 조사한다고 12일 밝혔다. 조사는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만 18세 이상 부산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역사기념관은 부산 중앙공원에 들어설 예정이다. 시는 부산의 민주화 운동 역사와 전직 대통령 등 민주화 운동 인물에 대한 시민의 인식을 파악해 그에 부합하는 건립 방향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시는 2021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역사기념관 건립 방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벌였다. 이 용역에서는 ‘평등·자유 등 민주가치 교육·체험시설’과 ‘대통령 기념 시설’이라는 2가지 형태의 건립안이 제시됐다.

　시는 조사를 근거로 ‘YS관’ 건립을 위한 초석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시는 김 전 대통령의 공로가 민주주의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세간의 인식이 떨어진다고 보고 역사기념관 내 YS관 설치를 추진해왔다(국제신문 지난해 9월 26일 자 8면 등 보도). 그러나 ‘3당 합당’과 같은 과오도 분명히 존재하는 탓에 용역 자문위원 사이에서도 찬반이 팽팽하게 대립해왔다.

　시의 의중은 15개로 구성된 설문 항목 속에서도 드러난다. 설문에는 ▷김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 인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화 업적 인지 ▷두 대통령의 기념 시설 파악·방문 경험이 포함됐다. 시 관계자는 “인식 조사 결과에 따라 건립 방향이 정해질 것”이라면서도 “김 전 대통령의 시설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시민이 적다면, 김 전 대통령 기념 시설의 필요성이 확인되는 셈이다”고 말했다.

　시는 이번 시민 인식조사를 마친 뒤 오는 4월까지 2차례 토론회를 거쳐 건립 방향을 결정한다. 시 이수일 행정자치국장은 “대한민국 민주화 과정의 중심에 있었던 부산의 민주화 운동과 부산이 배출한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화 역사의 주요 인물을 역사적으로 기억하는 작업이 없어 아쉽다. 기념관 건립이 부산의 민주도시 위상을 되살리고 일상에서 누리는 민주 가치의 역사를 새길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