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의회 일부 의원이 주민 민원의 대상이 되는 이른바 ‘갈등유발 시설’에 대한 고지 대상을 축소하는 쪽으로 조례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확대된다.

임시회가 진행되고 있는 경남 김해시의회 본회의 장 전경. 김해시의회 제공

김해시의회는 최근 국민의힘 안선환 의원이 252회 임시회에 김해시 갈등유발 예상 시설 사전고지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고 12일 밝혔다. 5명의 의원이 서명했다.

개정 조례안은 각종 갈등유발 시설이 들어설 때 사전 고지 대상 범위를 현행 1㎞에서 500ｍ로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이 조례는 2020년 10월 통과됐으며 2021년 1월부터 시행 중이다.

갈등유발 시설은 위험물 저장·처리시설(가스 충전시설·주유소), 가축 시설, 묘지, 폐기물 시설 등이다.

현행 시 조례에 따르면 갈등유발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사전에 지자체가 읍·면·동 게시판 등에 관련 사실을 고지하는 것으로, 해당 시설이 들어서는 반경 1㎞ 이내 주민에게 알리는 게 목적이다.

안 의원은 “갈등유발 시설 고지 범위가 지나치게 넓어 억지스러운 민원이 발생하고, 오히려 주민 간 갈등을 촉발하는 측면이 있다”며 “이는 조례 제정 취지에 역행하는 것으로, 다른 지자체 의회도 비슷하게 조례 개정을 하는 곳이 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이 알아야 할 고지 대상 지역을 축소한다는 점에서 찬반양론이 맞선다.

202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김해 지역에서 갈등유발 시설로 고지된 시설은 2년간 116건에 이른다. 지난해는 한림면의 건축 면적 8031㎡의 축사, 진례면의 대지 면적 1340㎡의 고압가스 제조·판매 시설 등이 포함됐다.

야당의 한 의원은 “시행한 지 2년여 만에 조례를 개정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며 “거대 자본이 들어오는 갈등 유발 시설 건립으로 시민 행복권이 위축될 수 있는데, 고지 범위 확대는 못하고 되레 축소하려는 것은 대의기관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상임위에서 조례가 통과되면 야당 의원이 실력 행사를 벌이기로 해 여야 대립 양상으로 치닫는다.

이번 개정 조례안은 13일 시의회 상임위인 행정자치위원회에서 의결을 거쳐 통과되면 14일 본 회의에 상정해 최종 처리 여부가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