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비서 최저임금 받아” 해명

한국노총부산본부 의장 재직 시절 부산시 보조금을 횡령해 징역형을 선고받았음에도 이번 의장 선거에 출마한(국제신문 지난 27일 자 10면 보도) L 씨가 건설 현장에서 금품을 갈취해 수사받는 조합 소속으로 확인돼 논란이 인다.

28일 한국노총 부산본부 의장 입후보자 등록 확정 공고를 보면 L 씨는 A 건설노조 부산울산경남본부 정책위원 자격으로 선거에 출마했다. L 씨는 2021년부터 이 노조 정책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이 노조는 최근 건설 현장에서 돈을 갈취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지난달 16일 경남경찰청은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부산 울산 경남의 아파트 건설 현장 22곳을 돌며 소속 조합원 채용을 강요하고, 공사를 방해하겠다고 협박해 20개 건설사로부터 2억 원 상당의 현금을 갈취한 혐의(공동공갈)로 이 노조 위원장 등 2명을 구속하고 간부 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소속 조합원이 고용되지 않은 사업장에까지 단체교섭을 강요하는가 하면, 미리 작성해간 단체협약서에 서명하도록 요구한 후 노조 전임비나 복지기금 명목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이들이 갈취한 돈 대부분은 노조 간부 급여와 상급 노조 회비 지급 등에 쓰인 것으로 알려졌다. L 씨 역시 이 노조 정책위원 직책을 맡아 매달 180만~200만 원의 임금을 받았다. L 씨는 “경찰 조사 중이라 내용을 알지 못하며, 나도 생활은 해야 하니 최저임금을 받았다. 이 또한 조합비 중에서 임금을 받았지 협박해 받은 돈이 아니다”고 답했다. 이어 “(상대 후보가)망신 주기로 표를 얻으려고 하는 짓에 불과하다. 선거관리 규정상 입후보 등록을 하면 대의원 명부를 주게 돼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이달 7일에나 준다고 한다. 이것이 공정인가”라며 자신에게 제기된 논란이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부산본부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달 조합비를 납부한 산별노조를 기준으로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명단이 확정되기 때문에 명부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