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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멸위기지역 재정 더 투입…기업유치·공간정비 병행을”

영도…먼저 온 부산의 미래 <11> 영도 살리기 전문가 간담회

  • 송진영 기자 roll66@kookje.co.kr
  •  |   입력 : 2023-02-12 19:54:19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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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S·아마존 유치한 미국 시애틀
- 고용창출 넘어 도시 공간 확 바꿔
- 낙후지역서 뉴욕급 중심지 우뚝

- 공산품 면세, 아이 교통비 무료
- 노르웨이 생활·젊은 인구 유인

- 부산시·영도구, 벤치마킹 필요
- ‘소멸지수’ 정책 우선 순위화해야
- 예산 집중지원 뒤 효과 장기추적
- 기후테크 육성 원도심 부활 기대
국제신문과 부산연구원이 지난 8일 연구원에서 영도구 등 부산 원도심 부활의 열쇠를 주제로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간담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연구원 장하용 정책기획팀장, 신현석 원장, 박충훈 연구위원, 송진영 국제신문 기획탐사팀장. 이원준 기자 windstorm@kookje.co.kr
◇ 간담회 참석자

▶신현석 부산연구원장
▶장하용 정책기획팀장
▶박충훈 연구위원
▶송진영 국제신문 기획탐사팀장

부산시 싱크탱크인 부산연구원이 국제신문의 ‘먼저 온 미래, 영도’ 기획시리즈에 맞춰 소멸 위기에 직면한 원도심 살리기 해법 마련에 나섰다. 인구 감소세가 뚜렷한 원도심을 ‘지역발전특구’로 지정하는 한편 탄소중립·기후테크 산업과 기업·공공기관을 유치하는 전략도 수립 중이다. 최근에는 김기재 영도구청장을 만나 지역의 목소리를 들었다. 국제신문은 지난 8일 부산연구원에서 신현석 원장과 장하용 정책기획팀장·박충훈 연구위원과 함께 영도와 원도심 부활의 열쇠를 주제로 브레인스토밍 형식의 간담회를 가졌다.

■“일자리와 연계한 공간적 정비”

미국 시애틀에 있는 아마존 본사 건물. 아마존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도시 전반의 공간을 확 바꿨고, ‘젊은 시애틀’이라는 도시 이미지를 만들었다. 연합뉴스
신 원장은 이날 ‘소멸지수’가 정부 정책의 우선 순위를 정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정부와 부산시가 예산 편성을 할 때 ‘소멸지수’를 바탕으로 지역발전특별지구를 지정해 재정을 집중 지원하고 인구 유출·입 효과를 장기 추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원장은 “공공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원도심에는 민간영역의 투자와 도심정비사업의 조화가 필수다”면서 “아파트만 늘어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자치단체는 ‘점’이 아닌 ‘공간’의 관점에서 도시계획을 수립·진행해야 한다. 대기업의 이전으로 시작된 미국 시애틀의 도시 재생사례를 참고할 만 하다”고 제언했다.

“미 서부의 낙후지역이던 시애틀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이 이전하자 새로운 도시로 변신했습니다. 두 기업은 일자리 창출을 넘어 도시 전반의 공간을 확 바꿨습니다. 아마존은 업무용 빌딩(본사)뿐 아니라 주변 개발계획을 만들어 시애틀시와 협의했어요. 이렇게 만든 청사진은 자전거를 포함한 녹색교통의 접근성뿐 아니라 IT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도시재생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아마존 이전은 1만5000여 개에 달하는 고소득 일자리 창출과 이 같은 도시재생을 견인해 ‘젊은 시애틀’이라는 이미지를 구축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어요. 중간소득가구 평균 소득을 보면 시애틀이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보다 더 높습니다.”

신 원장은 “영도는 해안가를 중심으로 고부가가치 기업을 유치할 수 있는 공간을 갖고 있다”면서 “부산의 원도심 정비도 주거환경 개선을 넘어 일자리 창출과 기업 유치를 중심에 둔 ‘공간 재정비’를 목표로 추진돼야 한다. 이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 용적률을 파격적으로 높여주는 식의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그래야 도시의 공간이 살아나고, 도시의 재생 속도도 한층 빨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파격적 인구 유인책 시급”

장하용 정책기획팀장은 “원도심 쇠락의 기점은 부산시청과 법조타운의 연산동 이전이라고 봐야 한다. 그때부터 원도심은 공무원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났다”며 “관심에서 멀어지니 원도심은 소외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옛 부산시청사에 들어설 예정이던 부산롯데타워 같은 랜드마크 사업은 수십 년째 진척이 없다”고 진단했다.

장 팀장은 영도구에서 5자녀를 양육하는 가장(국제신문 지난달 9일 자 4면 보도)이다. 그는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소멸을 늦출 유일한 열쇠라고 강조했다. “얼마 전 북극 탐사를 위해 노르웨이 영토인 극지방에 간 적이 있습니다. 노르웨이 정부는 인구 유인책의 일환으로 그곳에서 팔리는 공산품에 소비세를 면제하고 있었습니다. 쇼핑·관광객 같은 생활인구 유인책인 셈입니다. 또 어린이 대중교통 요금은 모두 무료였어요. 젊은 인구 유입을 위해서라고 설명하더군요. 그러면 영도구는 어떻습니까. 영도구도 청소년 인구가 너무 적습니다. 어르신뿐 아니라 이제는 아이들 복지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입니다. 안전한 통학을 위한 대중교통 요금 지원이나 원거리 통학버스 운영 같은 차별화한 정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합니다. 소소한 것부터 하나씩 도입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지 않고 입으로만 ‘죽겠다’ ‘도와달라’고 하는 사이 인구가 다 빠져 나갑니다.”

■“영도를 소멸위기특구로 지정”

박충훈 연구위원은 “부산시의 예산 집행 기준을 보면 일관성·방향성이 부족하다. 기계적 균형에 치우친 나머지 형편이 넉넉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에 균등하게 재정을 투입한다. 이른바 에버리지(평균)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광역시 구·군은 서로 연결돼 있어 한 지역이 무너지기 시작하면 연쇄 파급 효과가 매우 크다. ‘특정 동네에 시혜적 예산을 투입해선 안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소멸 위기지역을 살려야 부산경제가 버틸 수 있다’는 식으로 재정 기조를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인구가 증가하는 해운대에는 도시철도 3개 노선이 지나는데 영도에는 아예 없어 두 지역의 격차를 더 벌린다는 의미다.

신 원장도 “16개 구·군을 고루 살펴야 하는 부산시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지역 평균화’ 기조로 계속 예산이 편성한다면 낙후한 곳은 더욱 낙후하고, 잘 사는 곳은 계속 잘 살 수밖에 없다. 부산시가 수도권 일극체제에 맞서 지역분권을 주창한다면 내부의 불균형과 격차해소에 적극 나서야 한다. 그래야 설득력이 생기고 지역분권을 바라는 지역 여론도 한층 견고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 위원장은 그러면서 ‘소멸 지수’ 도입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소멸 지수’에 ‘회복 지수’까지 고려해 재정 투입 대비 개선 효과가 충분한 지역을 시범구역으로 선정해 행정적 실험을 해야 한다.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여러 정책과 달리 지역발전특구에 선택과 집중을 해 성공 모델을 만들어 전국화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인구소멸지역 중 재정과 행정력을 집중 투자했을 때 일자리나 인구유입 같은 ‘회복 지수’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는 지역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영도를 포함한 원도심이 제격”이라고 덧붙였다.

■“기후테크 전진기지 만든다면”

신 원장은 ‘기후테크’라는 개념을 사용하면서 기후테크 기술이 바다와 접한 원도심의 신산업 동력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시했다. 기후테크는 다가오는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신기술을 개발하는 산업이다. 신 원장은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산하 공정전환·기후적응 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해당 분과는 재해·국토·환경·물 등의 기후 적응과 관련한 정부와 지자체의 탄소중립 녹색성장과 공정전환 정책 등을 연구한다. 그는 “바다·강·산을 모두 갖춘 부산은 매년 태풍과 침수·녹조 피해를 겪고 있다. 기후위기로 해수면도 매년 높아진다. 해양수산 공공연구기관이 밀집한 영도와 신공항 예정지인 가덕도는 기후테크를 발전·육성하는데 최적지인 셈이다”고 했다.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는 전국에 흩어져 있던 해양 공공기관이 대거 이전하면서 해양연구 클러스터로 주목받는다. 혁신지구에서 규모가 가장 큰 한국해양과학기술원(2018년 개원)에는 박사 200여 명을 포함해 연구 지원인력만 700여 명이 근무한다. 나머지 12개 기관의 임직원 수도 1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신 원장은 “이곳을 기후테크 중심지로 만들어 집중 투자를 한다면 원도심 발전과 동서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다. 탄소중립과 기후변화 위기 대응은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비전과 딱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공동기획=국제신문, BNK부산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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