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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에 타들어가는 통영섬 “물 운반선이 생명줄”

작년 가을부터 계속된 물 부족

연화도·우도 주 1회 급수선 의존

더 외딴 섬인 매물도·수우도 등

배에 생수병 실어나르며 ‘생존’

“섬 지역 광역상수도 보급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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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항에서 뱃길로 1시간 거리인 연화도. 일주일에 1번씩 선창가에서는 섬마을 주민이 급수선이 오기만을 목 놓아 기다린다. 물이 풍부한 섬으로 알려졌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지속한 가뭄으로 주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11일 이곳 이장 이종훈(57) 씨는 “섬에 살아온 이래 이같이 물 부족 사태를 겪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하소연했다. 
통영시가 급수선을 이용해 섬 마을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100세대 130여 명 주민이 사는 이 섬은 1주일에 한 번씩 오는 급수선에 의지해 근근이 생활한다. 급수선이 싣고 온 물 36t가량을 마을 물탱크에 보관해 사용하면서 물 사정은 심각하다. 섬 주민은 편하게 씻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연화도는 보덕암 등이 자리 잡아 불교 성지 섬으로 알려져 찾는 관광객이 늘지만 계속된 물 부족 사태로 가게와 펜션 등은 손님을 제때 받지 못해 아우성친다. 연화도의 옆 섬인 우도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우물이 아예 말라버렸다. 마을에 설치된 물탱크도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이곳도 급수선에 의지하지 않고는 식생활을 해결하지 못할 정도로 최악의 상황이다. 한 주민은 “빨래할 물이 없을 정도로 의식주 자체가 해결이 안 된다”며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호소했다.

급수선이 다니는 연화도와 우도 등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먼 섬인 매물도, 수우도 주민은 1.8ℓ 용량의 생수 페트병을 행정선으로 실어날라 연명한다. 통영 부속 섬 가운데 가장 큰 섬이자 자체 식수원 댐을 갖춘 욕지도는 가뭄으로 제한 급수에 들어갔다.

통영시가 급수선을 이용해 섬 마을 물 탱크에 물을 공급하고 있다. 통영시 제공
통영의 여러 섬 가운데 광역상수도가 들어가는 한산도와 사량도를 제외한 나머지 섬마을 주민은 지난해 가을부터 계속된 가뭄으로 속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현재 1300여 가구, 2400여 명의 섬 주민이 제한적으로 물을 사용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 지역 평균 강수량은 79.0㎜로 2021년(123.4㎜)보다 36% 감소, 2020년(157.2㎜)과 비교하면 50% 가까이 줄었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경남 주요 댐 저수율도 남강댐 34.5%, 밀양댐 67.9%, 합천댐 30.7% 수준이다. 이달 초부터 창원과 양산, 함안 합천에는 가뭄 주의 단계가 발령돼 용수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통영시 관계자는 “대개 1월 중순께 겨울 가뭄이 시작되지만 예년과 달리 지난해 11월부터 가을 가뭄이 지속하면서 섬마을 물 부족 현상이 계속된다”며 “급수선과 행정선을 동원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하지만 상황이 여의찮다”고 말했다. 

섬 주민은 광역상수도 공급망을 조속히 갖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섬의 식수는 육지와 달리 섬의 수원지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가뭄이 계속되면 매번 물 부족에 시달리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주민은 “지하수 개발을 통해 추가 수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광역상수도 해저 관로를 깔아 남강물을 섬에 공급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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