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부산역 광장. 매서운 추위에도 부산 울산 경남 대구 경북 등 영남권 간호사들이 모였다. 예비 간호사까지 1만 여명 참석자는 ‘간호법 제정 촉구’ 팻말을 들고 간호법 통과를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달 21일 국회 앞 전국 간호사 5만 명이 모였던 ‘간호법 제정 총궐기 대회’에 이은 영남지역 합동 궐기대회 현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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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일 부산역 광장에서 영남권 간호사 1만여 명이 ‘간호법 제정 촉구’ 집회를 열고 있다. 김진룡 기자 |
지난 5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를 통과한 간호법은 궐기대회 당일로 200일째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계류 중이다. 간호사회는 1951년 의료법 제정 이후 의료 환경 변화는 물론 지역사회의 돌봄·요양 수요까지 늘어 간호 업무 범위가 확대됐고, 그에 따른 간호법 제정이 시급하다며 국회의 신속한 법 통과를 요구하고 있다. 법은 ▷현재 의료법 내 간호사 역할을 별도로 규정해 업무 영역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의료기관의 적정 간호사 확보 ▷간호사 처우 개선 ▷간호사 인권 침해 방지·조사 등을 포함한다.
법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배경에는 간호사를 제외한 의료인들의 반대가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보건복지의료연대’는 지난달 ‘간호법 저지 촉구 총궐기대회’를 열기도 했다. 논란의 쟁점은 ‘간호사 업무 범위 인정’과 ‘일자리’로 요약된다.
현재 간호사 업무는 의료법에 ‘의사 진료의 보조’ 수준으로 명시된 것이 전부로, 병원을 벗어나 지역사회의 돌봄 역할을 수행한 간호사들은 업무 범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 현장에서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한다.
부산시간호사회 어현주 사무처장은 “일례로 부산의 한 장애인학교 보건교사는 어린 학생의 가래를 뽑아주는 석션도 의료행위로 보아 도와줄 수 없고, 소아당뇨 학생의 인슐린 주사도 대신 놓아줄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문제라도 생긴다면 간호사를 보호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단독 의료행위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영역의 명확한 설정이 필요한데 현행 의료법 개정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한의협은 특정 직역 개별법은 ‘과잉입법’이라며 제정을 반대하고 있다.
간호조무사 등 다른 보건의료직종 또한 업무범위 침해를 이유로 제정 반대 입장을 견지한다. 지난달 27일 대한간호조무사협회 곽지연 회장은 간호법 저지 집회에서 “간호조무사의 생존권을 박탈하는 악법”이라며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