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2호기가 있는 부산 기장군에서 열린 원전 수명연장(계속운전) 주민공청회가 ‘환경단체 출입 금지’ 강수로 진행됐다. 매 공청회마다 마찰이 빚어지는 등 주민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시민 신뢰가 완전히 확보되지 않자 부산시도 ‘내실을 높여 달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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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부산 기장군 고리스포츠문화센터에서 열린 ‘고리2호기 계속운전 관련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 주민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가 주민이 제기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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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30일 기장군 고리스포츠문화센터에서 ‘고리2호기 계속운전 관련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기장군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번 공청회에서 환경단체는 별도의 장소에서 방청하도록 하자 시작 전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다. 기장군민이 아닌데도 공청회장에 들어간 건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비례) 의원과 보좌진들뿐이다. 총 5차례 계획된 공청회는 이날을 포함해 지금까지 4차례 개최돼 2번 무산됐다.
공청회는 사전 접수된 주민 의견진술서(13장)에 대한 답변과 현장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답변자로는 전문가 약 20명이 나왔다. 의견진술자들은 평가서의 심사 지침상 오류 때문에 2차례에 걸쳐 공람된 점, 평가서를 공람한 주민이 기장군민 18만 명 중 35명밖에 되지 않는 점 등, 방사선 누락 사고(우회사고)와 같은 중대사고가 위험 시나리오에서 빠진 점 등을 지적했다.
수명 연장은 기정사실로 굳힌 채 주민을 들러리 세운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한 군민은 “주민이 모두 반대하더라도 환경영향평가가 문제 없는 것으로 나오면 원전이 중단되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주민 입장을 묻는 이유가 뭔가”라고 물었다. 한수원은 “주민 의견으로 계속운전을 결정하는 건 아니다. 최종 평가보고서를 작성할 때 주민 의견까지 반영한다는 취지다”고 답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내 고향에서 40년간 원전을 돌려 수명이 끝났으면 이제 멈춰야 하는 것 아니냐. 봐도 모르는 평가서를 들이밀며 의견을 내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부산시는 내실을 다져달라고 건의했다. 시는 지난 28일 환경단체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1인씩 추천한 전문가에게서 방사성환경영향평가서에 관한 의견을 모아 고리본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원전 중대사고 중 방사선 외부 누출 사고 시나리오가 빠진 점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시점에서의 부품 등 설비 개선 방안 미비 등을 언급했다. 시 관계자는 “공청회가 계속 파행돼온 만큼 평가서의 신뢰를 높일 방법을 적극 검토해달라는 취지로 의견서를 보냈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이날 공청회에서 나온 의견과 시 건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고리본부 관계자는 “더 좋은 평가서를 위해 제기된 우려 사항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든 제안을 수용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