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22년째 쪽잠, 휴게소 끼니…그렇게 일해 月300만 원 남짓”

파업 차주 하소연 들어보니

  • 김민정 기자 min55@kookje.co.kr
  •  |   입력 : 2022-11-29 19:03:39
  •  |   본지 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화물연대 부산본부 소속 공성일 차주
- “컨 승하차 기다리며 도로서 2박 보내”
- 안전운임 도입 전 과로·졸음운전 빈번
- 이동준 차주 “폐지땐 노동환경 뒷걸음”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를 촉구하는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응해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가운데 화물연대는 “안전운임제는 열악한 노동환경을 지키기 위한 마지노선”이라며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는다.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김해지부 소속 공성일 화물차주. 여주연 기자 yeon@kookje.co.kr
29일 부산신항 화물연대 총파업 집회 현장. 파업을 시작한 지난 24일부터 현장을 지키고 있는 화물연대 부산지역본부 김해지부 소속 화물차주 공성일(48) 씨를 만났다. 22년째 컨테이너 화물차를 몰고 있는 그는 “차에서 쪽잠 자고 휴게소에서 끼니를 때워가며 일해도 손에 쥐는 돈은 300만 원이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일요일 오후 4시 자택이 있는 김해에서 출발해 공영차고지에 들러 화물차를 몰고 부산항 신항으로 가는 것이 일주일의 시작이다. 컨테이너를 싣고 부산항 신항을 빠져나오는 오후 8시께부터 왕복 800~850㎞에 이르는 운전이 시작된다. 두 번 정도 휴게소에 들린 뒤 목적지인 경기도 용인 물류창고에 도착하면 새벽. ‘작업 대기’라고 불리는 이 시간은 기다림의 연속이다. 물류 센터 운영시간인 오전 8시까지 기다린 뒤 화물차에서 물건을 하차할 때까지 또 기다린다. 공 씨는 “하차 작업은 컨테이너 1대당 2, 3시간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다시 용인에서 출발해 컨테이너 반납을 위해 부산항 신항에 도착하면 자정이 다 된다. 하지만 컨테이너 반납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이기 때문에 터미널이 문을 열 때까지 또 화물차에서 대기한다. 일요일 오후 4시 시작한 업무가 이틀 뒤인 화요일 오전 9시에 끝나는 것이다.

오랜 시간 노동보다 괴로운 것은 돌아오는 보상이다. 화물차주 이동준(47) 씨는 800㎞를 1회 왕복하면 80만~90만 원의 운송료를 받는다. 한 달에 12회 운송하면 1100만 원의 운임을 받지만 절반이 유류비로 나간다. 이 씨는 “1회 왕복에 250ℓ가 드는데 요즘 경유가 ℓ당 1900원 선이다. 한 번에 40만~50만 원이 나간다”고 말했다. 더 무서운 것은 할부 비용. 2억5000만~3억 원에 이르는 화물차 값을 수년에 걸쳐 나눠서 내다 보면 달에 300만 원 정도가 나간다. 하루에 5시간 자고 일해 유류비와 고속도로 통행료, 보험료, 할부금 등을 내면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300만 원 남짓이다.

두 사람은 “그나마 지금은 안전운임제로 인해 근무 환경 등이 예전보다는 낫다”며 “안전운임제가 사라지면 노동 환경이 급격히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 씨는 “안전운임제 적용 전 회당 운송료가 50만 원 수준이어서 차주들이 쉬지도 않고 일해 과로사하거나 졸음운전 사고가 비일비재했다”며 “일반 노동자가 최저임금을 보장 받듯 화물차도 최저운임을 보장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제는 화물차 기사가 과로·과속·과적 운행을 할 필요가 없도록 최소한의 운송료를 보장하는 제도다. 지난 6월 총파업 때부터 화물연대는 연말까지 기한인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품목 확대를 요구했다. 현재 7개(시멘트 컨테이너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중 안전운임제 적용 품목은 컨테이너 시멘트뿐이다. 전국 45만 대 화물차 중 2만3000여 대만 적용된다.

노조는 “정부가 6월 파업 철회 당시 요구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진전이 없었다”며 반발한다. 특히 당정이 안전운임제 법안 제정 대신 일몰제 3년 유예, 화물차주 처벌조항 삭제 카드를 들고나온 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서면의 빌라왕? 임대인 돌연 잠적…세입자들 발 동동
  2. 2을숙도에 ‘부산판 스미소니언 박물관’ 건립 탄력
  3. 350대 "도우미 청바지 입어 기분 나쁘다"며 노래방 주인 때려
  4. 4[근교산&그너머] <1318> 청송 해월봉~구리봉
  5. 5부산 울산 경남 밤부터 비 내려 내일 낮 그쳐...평년보다 따뜻
  6. 6식약처, 유아인 프로포폴 투약 수사의뢰…경찰 소환 조사 후 출금
  7. 7튀르키예-시리아 강진 사망 동일본대지진 압도할 듯...민심 폭발
  8. 8서울대 인문사회 등록 전 합격 이과생>문과생...통합수능 부작용?
  9. 9일제 수탈 표지석 두 동강 방치 “아픈 역사 흔적…보존·연구를”
  10. 10고려인 품은 ‘환대의 도시’ 광주, 포용이 빚어낸 기적을 만나다
  1. 1을숙도에 ‘부산판 스미소니언 박물관’ 건립 탄력
  2. 2이준석계 천하람 돌풍에 安·金 누가 득볼까
  3. 3북한 도발 대비…6년 만에 ‘전국 민방공훈련’ 부활(종합)
  4. 4양준모 부산시의원 “원도심 통학로 안전망 마련해야”
  5. 5부산시의회, 부울경 특별연합 규약폐지안 의결
  6. 6여 “李 방탄용 반헌법적 폭거” 야 “양심 있다면 말조심하라”
  7. 7민주당 “대통령 부인은 수사 안 해”…한동훈 “사법 시스템에 따라 처리”
  8. 8北 김정은 열병식 참석…ICBM, 고체 연료 미사일 등 신무기 포착
  9. 9"해운대 그린시티 난방비, 주택용 도시가스 요금 인상 수준에 맞춰야"
  10. 10이상민 탄핵심판 검사된 김도읍에 관심 집중, 野 소추위원단 구성 검토
  1. 1금감원發 금융지배구조 개혁, BNK사외이사 물갈이 수순?
  2. 2아이폰 유저 설렌다…애플페이 한국 출시 공식화
  3. 3“해외 여행객, 부산으로 오세요” 박형준 시장 서울서 관광세일즈
  4. 4해운대 그린시티 지역난방 16% 인상…주민 “요금 폭탄”
  5. 5가오슝 하늘길 ‘활짝’…에어부산, 3년 만에 운항 재개
  6. 6시판 중인 포기 배추김치 나트륨 함량, 업체마다 천차만별
  7. 7세 살배기 외국 아이가 땅 매입… 도 넘은 외국인 토지거래
  8. 8벡스코 “코로나 딛고 제2의 도약”…전시 경쟁력 강화
  9. 9주가지수- 2023년 2월 8일
  10. 10바다 내비게이션으로 선원 응급처치 지원
  1. 1서면의 빌라왕? 임대인 돌연 잠적…세입자들 발 동동
  2. 250대 "도우미 청바지 입어 기분 나쁘다"며 노래방 주인 때려
  3. 3부산 울산 경남 밤부터 비 내려 내일 낮 그쳐...평년보다 따뜻
  4. 4식약처, 유아인 프로포폴 투약 수사의뢰…경찰 소환 조사 후 출금
  5. 5서울대 인문사회 등록 전 합격 이과생>문과생...통합수능 부작용?
  6. 6일제 수탈 표지석 두 동강 방치 “아픈 역사 흔적…보존·연구를”
  7. 7총경 보복인사 논란 가열…마산 경찰 1인시위
  8. 8옛 한전CY 등 공공기여금으로 구·군 공공시설 짓는다
  9. 9무기징역 '금정구 암매장 살인' 항소심서 징역 30년
  10. 10울산교육감 보선 4파전 재편…세부공약 알리기 경쟁
  1. 1후보만 ‘4+α’…롯데 4, 5선발 무한경쟁
  2. 2부산스포츠과학센터, 9일부터 본격 운영
  3. 3“올해 류현진 등판 땐 토론토 3승 4패”
  4. 4남미 4개국, 2030 월드컵 공동개최 추진
  5. 5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서 우상혁 올해 첫 점프
  6. 6최악 땐 EPL 퇴출…맨시티, 독이 된 오일머니
  7. 7“쥑이네” 배영수 극찬 이끈 이민석…노진혁은 노하우 대방출
  8. 8우승 상금만 45억…첫승 사냥 김주형, 랭킹 ‘빅3’ 넘어라
  9. 9캡틴 손흥민, ‘아시아 발롱도르’ 6년 연속 수상
  10. 1043세 로즈 ‘부활의 샷’…4년 만에 PGA 우승
우리은행
고영삼의 인생 이모작…한 번 더 현역
40년 음지생활 청산, 홀몸노인 도시락 배달 천사로 훨훨
영도…먼저 온 부산의 미래
밀려드는 관광·문화…주민도 만족할 ‘핫플 섬’ 만들자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
스토리 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