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들을 간음하고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연기학원 원장에게 징역 6년이 떨어졌다. 이 원장은 ‘합의에 의한 관계’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폭행으로 판단했다.

성폭행 관련 이미지. 국제신문CG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동부지원 형사합의1부(최지경 부장판사)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및 장애인복지시설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부산 남구에서 연기학원을 운영했다. 교회 강도사(목사 안수를 받지 않은 교역자) 신분이기도 한 그는 2017년~2019년 자신의 학원에서 고등학생 때부터 연기를 배운 10대, 20대 제자 4명을 연습실과 소극장 등에서 성폭행하거나 간음한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17세 미성년자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와 명백한 거부 의사를 무시한 채 성폭행하기도 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에 따르면 A 씨는 제자들에게 연기를 가르치는 동시에 교회에 다니도록 요구하면서 지속적인 강의와 종교적 믿음을 주입했다. 이를 통해 제자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세뇌한 뒤 추행 또는 간음했다. 반면 A 씨 측은 제자들과 연인 관계였기 때문에 합의 뒤 자연스럽게 성관계와 신체접촉을 한 것이라고 항변했다. 또 제자들과 수직적이거나 고압적인 관계가 아니었고, 제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학원을 그만둘 수 있었던 상황이라 제자들과 보호·감독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1심은 피해자의 일관된 진술과 구체성, 피해자들이 단체로 A 씨에게 허위로 불리한 진술을 할 동기나 이유가 없는 점, A 씨와 피해자의 당시 대화 내용 등을 토대로 A씨가 사실상 보호·감독을 받는 제자들을 위력으로 간음하거나 추행한 사실 등을 모두 인정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보호·감독을 받았던 당시 고등학생이거나 갓 성인이 된 제자들을 대상으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추행 내지 간음의 범행을 저질러 죄책이 매우 무겁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일부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합의된 관계였다고 주장하며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