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소액이라도 직무 관련성”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시설업자에게 10만 원을 받은 공무원이 뇌물수수죄로 벌금형을 받았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열린 이 사건에서 배심원 다수는 뇌물 액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해 무죄를 평결했지만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부산지법 형사5부(박무영 부장판사)는 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직 해운대구 공무원 A 씨에게 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그는 2016년 4월 15일 부산 해운대구 산하 해운대관광관리사업소 사무실에서 철 구조물 설치·철거업자 B 씨에게서 10만 원을 받아 업무 편의를 제공해주고, 그의 업체가 용역업체로 선정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를 받았다.
A 씨는 2013년 9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이 사업소 해수욕장운영팀장으로 일했다. 해운대해수욕장의 주요 운영 계획을 세우고 모래사장에 들어설 각종 시설, 파라솔 운영업체 등의 관리 업무를 총괄했다.
A 씨 측은 10만 원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뇌물은 아니라고 항변했다. 당시 해외 출장을 떠날 예정이었는데, 출장 때 동료 직원 등에게서 여비를 부조받는 관례에 따라 돈을 받은 사교적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반면 검찰은 A 씨가 수수한 돈은 10만 원 아니라 50만 원이며, 소액이더라도 직무와 관련한 돈이면 사교적 의례 형식을 빌렸다 하더라도 뇌물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배심원 과반은 A 씨의 무죄를 평결했다. 참여한 배심원 7명 중 3명이 유죄, 4명이 무죄 의견을 냈다. A 씨가 받은 돈의 액수가 뇌물이라고 하기엔 너무 적다는 점이 참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재판부는 A 씨가 받은 돈은 그 구체적 액수와 상관없이 직무와 관계된 것이라 뇌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B 씨는 해운대구로부터 매년 용역을 수의계약의 형태로 수주했고, 해수욕장의 북카페 사업도 진행 중이었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잘 봐달라는 취지에서 돈을 주었다고 증언했다”며 “피고인이 B 씨에게서 지급받은 10만 원은 비록 그 액수가 소액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의 직무와 관련성이 있는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결 취지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