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8일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이 통신비밀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한 가운데, 국민의 64.1%가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을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리얼미터 조사결과에 의하면 전국 성인 남녀 503명 중 23.3%가 찬성, 64.1%가 반대한다.
발의된 개정안에 따르면 당사자 동의 없는 통화 녹음 시 최대 10년 징역, 5년 자격정지에 처할 수 있다. 현행 통신비밀보호법은 당사자 간 통화 녹음은 합법이다.
2017년 김광림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통화 녹음 여부를 의무적으로 통지하도록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 했지만, 과도한 규제라는 반발에 부딪혀 국회를 통화하지 못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개정안도 반발로 인해 통과될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발의된 개정안을 찬성한 사람들은 통화 녹음 악용우려, 음성권과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제시했다. 실제 사내커플이던 A씨는 B씨와 이별 후 통화 녹음을 이용해 ‘회사에 소문이 돌게 해 더 이상 회사를 다니지 못하게 만들겠다’며 만남을 요구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달 30일 벌금 300만원을 선고 받았다. 또한 2017년 6월 뉴스타파가 전 KBS 보도국장 임모 씨와의 통화 녹취록을 임 씨의 동의 없이 보도해 2019년 2월 재판부가 600만원 배상 판결을 내렸다.
반면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법적 근거 확보나 사회고발 등의 순기능 저해를 이유로 제시했다. 지난 2월 게임 유튜버 ‘개리형’은 그의 편집자가 그와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해 논란을 빚었다. 편집자가 공개한 녹취록에는 편집자를 향한 개리형의 폭언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지난 7월 16일 재판부는 전 여자친구 D 씨의 나체사진으로 D씨를 협박한 C 씨에게 500만원을 선고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C 씨가 D 씨를 협박하는 통화 녹취록이 공개됐다. 나체 사진은 교제 당시 C 씨가 ‘나체로 영상 통화하는 D 씨’를 캡처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개정안 발의 후 통화 녹음을 위해 갤럭시를 이용하던 이용자들의 반발이 이어지면서 통화녹음 금지 시 갤럭시 이용자 이탈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교 교수는 “통화 녹음이 갑질, 성희롱 등의 범죄 행위를 입증하기 위한 유일한 수단인 경우가 많다”며 “음성권이 법적으로 보호될 필요는 있지만 예외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프랑스의 경우 통화 녹취록 소지만으로 형사 처벌이 가능하지만 언론 보도와 같이 공익 차원은 예외로 두고 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역시 “법안 채택을 위해선 국만 대다수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법안 채택 전 국민 의견수렴이 먼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